[총선 D-22] 이해찬, 결국 세종시 출마…심대평 선진당 대표와 '일전'
이해찬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9일 세종시 출마를 선언했다. 이 고문은 노무현 정부 시절 총리로 세종시의 기획과 설계를 맡았던 책임자다. 이에 따라 세종시는 이 고문과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 신진 새누리당 후보 등 3자가 격돌하는 충청권 내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특히 세종시 설계자인 이 고문과 세종시 원안 사수파였던 심 대표 간 대결이 주목된다.

이 고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최초 기획자이자 설계자로서 세종시를 제대로 완성시키는 소임을 다하기 위해 총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이 고문은 “총리 퇴임 후 세종시에 작은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드렸는데 그 약속을 이렇게 지키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고문은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축소 책임을 강하게 제기했다. 세종시 선거전을 MB 심판론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다. 그는 “국가균형발전의 원대한 계획은 반토막이 났고 이명박 정부는 행정중심복합도시마저 원천무효화시키려 했지만 세종시민과 충청도민의 눈물겨운 싸움이 잘못된 의도를 막아냈다”고 했다.

이 고문의 이날 세종시 출마는 전격적이었다. 당내 공천 과정에 강한 불만을 표출, 한 대표와의 갈등설까지 불거진 데다 전날 회동에서도 출마 권유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날 문성근 최고위원 등과 오찬 회동 후 최종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문은 공천을 둘러싼 지도부와의 갈등에 대해 “잘 풀어서 이제 없다”고 말했다. 출마 기자회견에 동석한 한 대표는 “막혀 있던 게 뚫린 느낌”이라고 반색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고문의 출마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통합야당과 야권연대의 사실상 숨은 설계자인 이 고문이 직접 기획·설계했던 세종시에 출마함에 따라 이번 총선이 당내외의 가용 인적자원을 총투입하는 ‘풀베팅’ 성격을 띄게 됐다는 것이다.

선거전략 측면에서도 이 고문이 세종시를 중심으로 ‘충청권 벨트’를 새롭게 구축, 문재인 상임고문이 지휘하는 ‘낙동강 벨트’와 연계한 경부선 벨트 모양새를 갖췄다는 평가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