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서 ‘까칠한’ 내용의 보고서를 부쩍 많이 내놓고 있다. 단순히 목표주가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는 차원을 넘어 헤지펀드들이 주로 사용하는 페어 트레이딩 투자전략을 제시하면서 ‘매도’ 의견을 내거나, ‘지금이 팔아야 할 때’라는 과감한 표현을 사용하는 보고서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13일 코스닥시장에서 YG엔터테인먼트는 4.35%(2250원) 하락한 4만9450원으로 마감했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이 이날 내놓은 보고서가 영향을 미쳤다. 정 연구원은 “엔터테인먼트 업종 평균 2012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5.9배인데 YG엔터의 PER은 25.1배”라며 “현 주가수준을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의견도 ‘중립’으로 내렸다.

LG디스플레이에 대해서도 이날 우려 섞인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나왔다. 강윤흠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부진했던 중국 춘제(春節) 수요 등의 요인으로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손실은 종전 전망치였던 932억원에서 1124억원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한국형 헤지펀드가 등장한 이후 페어 트레이딩 전략에 참고할 만한 보고서가 선보이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KT&G와 농심을 △내수시장 점유율 △해외매출 △배당 성향 측면에서 비교한 뒤 KT&G에 대해서는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9만2000원과 ‘매수’로 각각 올린 반면 농심에 대해서는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증권사들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 건수는 306건으로 지난해 4분기(102건)보다 3배 증가했다. 정보기술(IT) 업종 등을 제외한 상당수 업종에서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