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특별하다 그래서 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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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Story - 루이비통·이브생로랑 CEO 출신 교수의 럭셔리論
성공한 남성은 아내에게 왜 까르띠에를 선물할까?
남과 다름을 뽐내려고
럭셔리는 비쌀 수 있지만 비싼 것만으론 럭셔리가 될 수 없다
성공한 남성은 아내에게 왜 까르띠에를 선물할까?
남과 다름을 뽐내려고
럭셔리는 비쌀 수 있지만 비싼 것만으론 럭셔리가 될 수 없다
벵상 바스티엥 파리 HEC 경영대 교수는 13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BMW 연례전략 발표회에서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奢侈’라는 한자를 띄워 놓고 럭셔리의 정의에 대해 운을 뗐다. 그는 사치라는 한자를 부수별로 나눠 놓고 동양식 관점에서 럭셔리의 의미를 해석했다.
“첫 글자는 클 대(大)와 놈 자(者), 두 번째는 사람 인(人), 많을 다(多)로 구성돼 있다”며 “럭셔리는 사람을 다른 많은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그 사람을 크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럽 최대 건축자재 및 유리제조회사인 생고뱅에 입사,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이브생로랑, 란셀 등에서 CEO를 지냈다. 저서 ‘럭셔리 비즈니스 전략(The Luxury Strategy)’은 국내에서 출간되기도 했다.
바스티엥 교수는 ‘럭셔리란 무엇인가(Waht is Luxury)’라는 강연에서 “럭셔리는 라틴어로 ‘빛’ ‘과잉’ ‘분열’을 뜻한다”며 “어떤 과한 것을 소유함으로써 자신이 더 빛나고 다른 사람들과 분열된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비싼 것이 럭셔리’라는 인식이 잘못된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럭셔리는 비쌀 수 있지만 비싸다고 럭셔리는 아니다”며 “돈만 생각하면 꽃과 건강 같은 것은 럭셔리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꿈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갖고 싶다는 마음을 크게 세 가지로 봐야 한다”고 했다. ‘need’와 ‘desire’, ‘dream’이라는 단계를 거친다는 설명이다.
그는 “need는 물건을 넣고 다니기 위한 목적으로 백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desire는 실용성을 바탕으로 특정 디자이너 제품을 탐닉하는 것이며, dream은 다른 사람의 desire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가게에 있는 많은 백을 놓고 고르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그중의 하나를 집어들어 사갈 때 ‘저 백을 갖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dream이라고 했다. 바스티엥 교수는 “루이비통과 이브생로랑, 까르띠에 등 성공한 럭셔리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은 고객의 꿈을 잘 볼 수 있느냐는 공통적인 지향점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럭셔리가 사회적 진화와도 관련이 있다고 했다. 바스티엥 교수는 “사회 전반에서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여성은 陰(음) 럭셔리는 陽(양)”이라며 “여성들이 양의 기운을 가진 럭셔리 제품에 대한 열망이 강해 럭셔리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나름대로 진단했다.
인구 증가와 도시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과 세계 여행, 구매력 강화 등을 바탕으로 럭셔리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성공을 눈앞에 둔 남성은 ‘내가 성공하면 아내에게 까르띠에 목걸이를 선물해 주겠다고 결심한다”며 “이는 아내에게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명품을 선물함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상위 계층임을 알리겠다는 꿈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뮌헨=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