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샘물 ‘제주삼다수’가 동남아에 본격 수출된다.

삼다수 생산업체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삼다수를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에 2014년 말까지 수출할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공개입찰에 들어갔다고 12일 밝혔다. 개발공사는 올해 이들 세 나라에 각각 5000?씩 최대 1만5000?을 수출하고, 내년부터는 생산여력을 감안해 물량을 늘려갈 방침이다.

삼다수는 국내에선 시장점유율이 50%에 달하지만 해외 수출은 미미했다. 삼다수의 지난해 수출 실적은 총 1만2474?. 그러나 이는 2010년 ‘제로’였던 대일본 수출이 대지진 특수로 작년 한해 1만434?으로 폭증한 영향이 컸다. 일본 외에 미국, 중국, 싱가포르 등에도 수출됐으나 국가별 물량은 연간 수백? 수준에 그쳤다.

태국의 먹는샘물 시장규모는 연간 12억2700만달러(병입 제품 기준)에 달하며 필리핀은 2억5000만달러, 말레이시아는 1억8900만달러로 추산된다.

개발공사 관계자는 “삼다수를 프랑스산 ‘에비앙’에 버금가는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갖고 수출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며 “사업자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하기 위해 일반입찰을 밟게 됐다”고 설명했다. 개발공사는 오는 21~23일 제안서를 접수하고 29~30일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다음달 곧바로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한편 개발공사는 오는 14일에는 삼다수의 국내 유통을 대행할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 코카콜라음료, 아워홈, 남양유업, 웅진식품, 샘표식품, 광동제약 등 7개 업체가 제안서를 낸 상태다.

개발공사는 14년간 삼다수 유통을 대행해 온 농심과의 ‘결별 절차’도 빠르게 밟고 있다. 개발공사는 농심이 보유하고 있던 ‘화산지층도’ 상표에 대해 취소심판을 제기해 지난달 특허심판원으로부터 취소심결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화산지층도는 삼다수 병 겉면에 그려진 화산 지층 그림이다.

개발공사는 농심이 보유한 ‘농심삼다수’라는 서비스표에 대해서도 취소 심판을 진행하고 있다. 양측은 1998년 제주삼다수를 처음 내놓을 당시 삼다수와 관련한 여러 상표권을 각자 출원했었다. 하지만 개발공사가 작년 12월 농심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 이후 양측이 법원과 특허심판원에 낸 소송만 6건에 달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