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섞이는 것’이 아니라 ‘만나는 것’이에요. 우리는 각각 다른 20개 나라에서 왔지만 한자리에 모여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자, 서로 눈을 마주보세요.”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와 실크로드 앙상블이 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50명의 음악 꿈나무 ‘세종꿈나무하모니오케스트라(이하 세종꿈나무)’를 만나 특별수업을 열었다. 세종꿈나무는 저소득층이나 다문화 가정 등 사회문화 소외계층 어린이와 청소년으로 구성된 관현악단이다.

효성이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개최한 이번 행사에서 요요마는 “아름답고 행복하게 연주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날 저녁 공연을 앞둔 요요마와 실크로드 앙상블 단원들은 학생들에게 연주를 지도하거나 마이크를 잡고 나와 자신들이 연주할 음악과 악기에 대해 설명했다.

세종꿈나무가 미국 작곡가 존 존(John Zorn)의 ‘브리엘’을 연주하기 시작하자 눈을 감고 연주를 듣던 요요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실크로드의 전통음악 선율을 편곡한 서정적인 멜로디가 흐르자 요요마와 앙상블 멤버들은 “브라보”를 외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기도 했다. 짧은 연습이 끝나고 앙상블과 세종꿈나무가 함께 새로운 편곡의 ‘브리엘’을 흥겹게 연주했다.

그는 “신나게 연주하는 방법은 서로 얼굴을 보면서 눈을 맞추는 것”이라며 오케스트라 연주 대형으로는 이례적으로 둥글게 둘러앉아 수업을 진행했다. 그는 “음악을 사랑하는 한국의 어린 친구들을 만나게 돼 기뻤다”며 “앞으로도 한국에서 공연할 기회가 생기면 지속적으로 티칭 클래스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중국계 미국인 첼리스트 요요마가 이끄는 실크로드 앙상블은 1998년 ‘동서양 문화잇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창단됐다. 세계 20여개국 음악가들이 모여 지금까지 29개국 150개 공연장에서 연주했고 70개의 곡을 창작했다.

이날 저녁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효성과 함께하는 요요마 & 실크로드 앙상블 내한공연’에서는 한국인 작곡가 김대성의 곡 ‘돌로 새긴 사랑’ 등도 연주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