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수요가 올 들어 크게 줄고 있다. 수도권 집값이 계속 하락해 주택 구입 수요가 줄어든 데다 금융감독 당국이 가계대출을 규제한 결과다.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303조7869억원으로 전달보다 1392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주택담보대출은 2278억원 증가하는 데 머물렀고 신용대출은 되레 2959억원 감소했다.

특히 국민은행은 지난달 주택대출이 4278억원, 신용대출은 2878억원 각각 줄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작년 말 취득세 감면 혜택이 끝나면서 1월 대출 수요가 일시 급감했는데 이런 분위기가 2월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폭이 4%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증가율은 5.7%였다.

작년엔 주택대출 비중이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 24조원 중 80%를 차지했을 정도로 컸지만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주택대출이 줄었다. 가계부채 규모가 913조원에 달해 대출 원리금 부담이 한계치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이 대출심사를 대폭 강화해 일부 금융소비자들이 대출금리가 높은 2금융권으로 몰리지 않도록 행정지도를 해나갈 방침이다.

조재길/류시훈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