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인 '대화 시간'..반응 엇갈려

박준영 전남지사가 이례적으로 도청 중간 간부들과 연쇄 회동을 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 본청에 근무하는 사무관(5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과 박 지사가 만나는 '대화의 시간'을 지난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자리는 사무관과 서기관, 부이사관을 포함한 간부 공무원 300여명이 대상이지만 지사와 자주 대면하기 어려운 과ㆍ계장의 중간급 사무관들이 주요 참석자로 나오고 있다.

사무관급 공무원들과 지사가 함께 만나 2시간여동안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는 시간은 지금까지 없었던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실국장급 고위 공무원들은 매주 실국장 토론회에서 지사와 직접 만나 도정 현안에 관해 보고하고 지시를 받고 있다.

그러나 과ㆍ계장들은 결재받는 시간 외에는 지사와 만날 시간이 거의 없고 결재시간도 짧아 소통이 부족하다는 박 지사의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지난달 20일 기획조정실과 녹색성장정책실 소속 사무관들과 만난 것을 시작으로 각 실국별로 시간을 정해 차례대로 대화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2시간가량 비공개로 진행되는 이 자리에서 박 지사는 "지시사항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인사이동 등으로 중간에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중간간부들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직자 부정부패 척결, 예산 남용 방지, 각 부서의 현안 등을 언급하며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가족 얘기나 건강 등 '소프트'한 주제로 대화를 이끈 것으로 전해졌다.

박 지사와 대화의 시간을 함께 한 참석자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평소 가까이할 기회가 없었던 지사의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어 그 필요성에도 공감하고 부하직원들에게도 그 뜻을 잘 전달하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전남도 관계자도 "주요 사업부서가 아니면 지사님과 대면할 시간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며 "이런 자리를 통해 벽을 낮추고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이 많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이 없고 대화라기보다는 일방적인 의견 전달에 가까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정례조회 등 다른 자리에서 항상 말씀하셨던 내용이어서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었다"며 "굳이 이런 자리를 만든 이유를 정확히 모르겠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무안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