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바라기' 증시에…기관 '몸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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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3600억어치 사들여…세아제강 등 34개 종목 최고가
1·2월 매도로 실탄 확보…본격 매수 타이밍 '임박'
1·2월 매도로 실탄 확보…본격 매수 타이밍 '임박'
외국인에 이어 기관이 ‘쌍끌이’에 가세하면서 코스피지수는 지난 2일 작년 8월3일 이후 최고치인 2034.63으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고유가와 엔화 약세 등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가운데 기관의 순매수 전환 및 매수 강도가 지수 추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관 ‘러브콜’에 사상 최고가 속출
지난 주말 기관은 매수 강도를 줄이며 158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28일 10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기관은 이틀 동안 3616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를 39.09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기관의 가세로 고유가와 엔저 등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증시에 활기가 돌고 있다. 이들의 매수세가 집중된 종목 대부분이 신고가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코라오홀딩스 한세실업은 2일(종가 기준) 주가 신기원을 새로 열었다. S&TC 대덕GDS 삼립식품 키움증권 한국금융지주 등도 기관 매수세 덕분에 52주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 밖에 기관이 순매수로 방향을 틀면서 세아제강 우진세렉스 등 유가증권시장 34개 종목이 올 들어 사상 최고가에 올라섰다.
기관은 지난달 2일부터 한 달 동안 현대중공업을 2745억원어치 사들였다. 삼성중공업(1450억원)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등 순매수 상위 10위권에 4개 조선주가 포함됐다. 기관은 또 LG전자 기아차 SK이노베이션 우리금융 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 등을 집중적으로 순매수했다.
○‘방아쇠’ 당길 기관은 누굴까
지난해 외국인이 떠난 증시에서 ‘수급’을 책임졌던 연기금이 조금씩 ‘입질’을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연기금은 지난달 29일 885억원어치를 사들이며 11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지난달까지의 매도 기조로 연기금은 실탄을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기금은 올 1월 3849억원을 판 데 이어 2월에는 8980억원으로 순매도 규모를 키웠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가 1월부터 가파르게 상승하자 연기금이 지난해 사들였던 주식 중 일부를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순매도 규모가 커진 것”이라며 “1~2월 매도로 현금도 확보했고, 주식 비중이 낮아진 만큼 연기금의 매수 타이밍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수급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자산운용사의 주식형 펀드도 환매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형 펀드 판매 잔액은 1월 말 현재 94조1638억원으로 최고치였던 2008년 8월 말의 140조1661억원과 비교해 46조23억원(32.8%) 줄었다. 주식형 펀드 판매 잔액이 3년5개월 만에 46조원 급감한 것이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안착하면 대세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