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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 하락 딜레마…경상 흑자냐, 물가 안정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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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 깊어지는 외환 당국

    1115원50전…연중 최저
    더 떨어지면 수출 타격
    시장 방어땐 물가불안 우려
    2일 과천정부청사에서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 관계자들이 긴급 회의를 열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문제였다. ‘환율이 떨어지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져 경상수지 적자를 낼 것’이라는 우려와 ‘환율이 내려가는 것이 석유류 등 수입제품 가격을 떨어뜨려 물가를 안정시킬 것’이라는 논리가 맞붙었다. 이날 회의는 뚜렷한 결론 없이 끝났다.

    ◆예상보다 빠른 환율 하락

    환율 하락 딜레마…경상 흑자냐, 물가 안정이냐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2월29일)보다 3원30전 내린 1115원50전에 마감했다. 사흘 연속 하락해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1월9일 기록한 연중 최고점(1163원60전)과 비교하면 약 2개월 만에 50원(4.1%) 가까이 내렸다. 장중 한때 달러당 1111원80전까지 밀려 1100원대가 조만간 무너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환율 하락 기조는 추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제 금융시장이 조금씩이나마 안정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차장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을 감안할 때 최근 원화 강세는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완화되고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커지면서 원화도 강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자금 유입도 원화 강세 요인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10조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채권시장에서도 3조2000억원가량을 순투자(순매수-만기회수액)했다.

    원화의 위상도 높아졌다. HSBC는 최근 한국이 30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 데다 단기외채 비중도 낮아지는 추세라는 점 등을 근거로 원화를 아시아 주요 통화 중 톱픽(최선호통화)으로 꼽았다. 골드만삭스 JP모건 HSBC 등은 연말 원·달러 환율을 1040~1070원으로 예상했다.

    ◆수출 어쩌나

    환율 하락을 바라보는 외환당국의 심정은 편치 않다. 환율이 급락하면 수출 경쟁력이 타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만 해도 수출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수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20%대에 달한 덕분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 1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그 영향으로 1월 무역수지는 20억33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도 23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다행히 2월에는 수출이 회복되고 무역수지가 21억98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최근 열린 정례 거시정책협의회에서 “올해 수출 여건이 크게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올해 수출증가율이 전년 대비 5%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가 부담 해소에 도움

    하지만 정부는 환율 하락을 적극적으로 막을 처지가 아니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기름값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은의 경제분석 모델을 보면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포인트 오르고, 그 영향으로 경제성장률은 0.2%포인트 떨어진다.

    외환시장에선 이 같은 이유로 외환당국의 시장개입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외환딜러인 김성순 기업은행 차장은 “경상수지와 물가 모두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외환당국이 어느 한쪽에 초점을 맞춰 일방적으로 정책을 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서욱진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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