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원장 측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공천을 보면 통합의 한 축인 한국노총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며 “오늘 회의 불참은 당무 거부 성격이고 다음 회의 참석 여부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공천 결과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남순 전 위원장과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차장은 각각 안산 단원갑과 경기 군포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민주당은 안산 단원갑에는 검사 출신의 백혜련 변호사를, 군포에는 이학영 전 한국YMCA 사무총장을 각각 전략공천했다. 현재 민주당 공천신청자 가운데 남아 있는 노동계 출신은 김경협 전 한국노총 부천지부장(부천 원미갑) 곽태원 전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위원장(강서을) 이기구 전 한국노총중앙연구원 연구위원(충남 당진) 등이다. 이 위원장은 특히 이남순 전 위원장의 공천 탈락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전 위원장이 리베이트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유를 들어 공천에 난색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정치 참여를 둘러싼 한국노총 내 갈등도 이 위원장이 강공으로 돌아선 요인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한국노총 대의원대회는 정치 참여를 둘러싼 내부 갈등으로 66년 만에 무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27개 연맹 가운데 정치 참여에 반발하는 항운노련 등 10개 연맹의 반대로 정족수가 미달됐다. 내부 반발까지 무릅쓴 마당에 정치 참여를 통한 ‘과실’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당무 거부 시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야권연대마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불거진 이 위원장의 최고위원회의 불참에 민주당 지도부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