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력 타고난 박태환…폐활량 '일반인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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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풀어보는 런던올림픽 (4) 수영
부력 클수록 추진력 커져…박태환 폐활량 최고수준
2010년부터 상승세 지속…400m 2연패 노려볼 만
한경 · 국민체육진흥공단 공동기획
부력 클수록 추진력 커져…박태환 폐활량 최고수준
2010년부터 상승세 지속…400m 2연패 노려볼 만
한경 · 국민체육진흥공단 공동기획
‘마린보이’ 박태환의 ‘금빛 역영’이 런던 올림픽에서도 계속될까. 박태환의 메달 색깔은 부력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부력이란 사람의 몸이나 물체가 물의 표면에 뜨는 힘이다. 물의 밀도가 1.0㎏/ℓ인 데 비해 수영 선수들의 뼈는 1.8㎏/ℓ, 근육은 1.5㎏/ℓ 수준이고 공기는 0㎏/ℓ이므로 공기가 몸속에 많이 들어갈수록 부력이 커진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에서 수영을 담당하고 있는 정진욱 연구원은 “부력이 좋으면 물에 뜰 때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을 줄여주기 때문에 이를 앞으로 나아가는 데 사용할 수 있으며 추진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부력은 선수들의 폐활량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폐활량은 최대한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양을 말하는 데 지난 1월 측정한 박태환의 폐활량은 7200㏄나 됐다. 3000㏄ 정도인 일반인보다 2.4배 높다. 같은 자유형 종목을 뛰는 국가대표 선수 6명의 폐활량 평균(6015㏄)보다도 1200㏄가 많다.
고무적인 것은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는 박태환의 폐활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박태환이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폐활량 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한국 수영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뒀을 때 폐활량은 6900㏄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로마 세계선수권이 있던 2009년에는 6700㏄로 떨어졌고 2010년 초에는 6500㏄대로 내려앉았다. 로마 대회에서 박태환은 200·400·1500m 등에서 예선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둔 2010년 8월에는 폐활량을 6800㏄ 정도로 끌어올려 3관왕을 달성했다. 400m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을 마치고 측정한 박태환의 폐활량은 7070㏄였다. 올초 측정한 폐활량은 7200㏄로 최상의 경기력을 보인 지난해보다 늘어나 폐활량만 봐서는 런던 올림픽 메달 전망이 밝다.
정 연구원은 “박태환은 부력을 타고난 선수”라며 “호주에서 3월부터 지구력 중심으로 올림픽 본선에 대비한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영은 기초 종목으로 경영, 다이빙,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싱크로), 수구 등 4종목으로 나뉜다. 올림픽에서 이들 종목의 금메달을 모두 합하면 46개로 육상(47개)보다 하나 적다. 경영 34개, 다이빙 8개, 싱크로와 수구에 각각 2개씩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경영은 1894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제1회 근대올림픽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정식 종목에 포함됐다. 한국수영은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 경영 종목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40년 만인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남유선이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을 만큼 세계수영의 벽은 높았다.
런던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에서 2연패를 노리는 박태환에게 아시아 기록(3분40초29)을 보유한 중국의 쑨양이 최대 난적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한경 · 국민체육진흥공단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