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 매니지먼트] 디디에 트루쇼 회장 "기업 마케팅에 소비자 욕구 중요…감정도 계량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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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빅3' 입소스
까르푸 한국서 왜 실패했나
소비심리 제대로 못읽고 도심 외곽에만 매장 늘려
M&A로 덩치 키운 입소스
시노베이트 합병 시너지…조사대상 84개국으로 늘려
까르푸 한국서 왜 실패했나
소비심리 제대로 못읽고 도심 외곽에만 매장 늘려
M&A로 덩치 키운 입소스
시노베이트 합병 시너지…조사대상 84개국으로 늘려
프랑스 최대 유통업체 까르푸는 1996년 한국에 진출했지만 현지화 전략은 마련하지 않았다. 글로벌 전략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 외국처럼 매장은 주로 도심 외곽에 냈다. 매출이 올라가지 않으면 매장을 늘리는 것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매장엔 저가 제품을 주로 팔았다. 한국인들이 원하는 은행 등 기타 부대서비스는 거의 하지 않았다. 고객들은 외면했다. 까르푸는 결국 2006년 한국에서 철수했다. 현지 시장조사가 부족한 상태에서 단순히 규모의 경제를 밀어붙인 결과다.
세계 3위 시장조사업체 입소스의 디디에 트루쇼 회장(66)은 ‘까르푸 고전’에 대해 “시장조사를 통해 현지 고객의 욕구를 읽는 데 실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디디에 회장은 지난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기업의 마케팅에서 세분화된 소비자의 욕구와 정서, 감정을 파악하는 것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감정도 계량화하는 기법
트루쇼 회장은 까르푸와 달리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는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철저한 시장조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현지 사정에 맞게 도심에 다양한 규모의 매장을 늘리고 한국 소비자가 원하는 부대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트루쇼 회장은 시장조사는 “단순한 고객반응뿐 아니라 고객의 미세한 심리적 변화를 추적하고 이를 데이터화해 장기적 전략까지 수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소스가 정기적으로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경기동향을 면밀하게 조사하는 이유다. 이를 통해 각국의 상황에 따른 기업 정책을 제안하기도 한다.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높은 국가에는 가격을 좀 더 올리고 많은 기능을 갖춘 상품을 내놓으라고 조언한다.
입소스가 갖고 있는 ‘밴티스 모델’은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다. 이 모델은 가능한 많은 것을 계량화한 것이 특징이다. 고객이 의뢰한 제품이나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개발한 후 여기에 개별 시장성공지수(MSS·Market Success Score)를 대입해 가장 합리적 대안을 도출한다. 트루쇼 회장은 “입소스는 이 같은 시장조사 부문에서 56개국 3만여건의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업체는 입소스의 분석으로 초반 계획보다 매출 6배, 순이익 4배를 늘릴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기도 했다.
◆인수합병으로 데이터 확보
입소스는 지난해 10월 영국 시장조사 업체 시노베이트와 합병했다. 이 합병을 통해 입소스는 미국의 닐슨, 영국의 칸타르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조사 업체로 올라섰다. 글로벌 고객들에게 구체적인 맞춤형 전략을 제시할 수 있으려면 세계 각지의 시장에 대한 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입소스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을 넓히고 있는 이유다.
트루쇼 회장은 M&A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정확한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인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계획과 실행을 신속하게 진행했으며 처음부터 인수 상대에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노베이트 인수를 통해 조사 대상 국가가 64개국에서 84개국으로 늘어났다.
그는 “시노베이트는 입소스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미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강점을 보여왔고 아프라카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어 이번 인수로 보다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 트루쇼 회장은 “입소스가 아시아 시장으로 뻗어가기 위해 한국은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고객 업체들의 신흥시장 정보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진 외형을 갖춘 만큼 멕시코를 비롯한 신흥시장 진출 등 지난 2년간 유지했던 성장 기조를 올해도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
세계 3위 시장조사업체 입소스의 디디에 트루쇼 회장(66)은 ‘까르푸 고전’에 대해 “시장조사를 통해 현지 고객의 욕구를 읽는 데 실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디디에 회장은 지난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기업의 마케팅에서 세분화된 소비자의 욕구와 정서, 감정을 파악하는 것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감정도 계량화하는 기법
트루쇼 회장은 까르푸와 달리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는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철저한 시장조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현지 사정에 맞게 도심에 다양한 규모의 매장을 늘리고 한국 소비자가 원하는 부대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트루쇼 회장은 시장조사는 “단순한 고객반응뿐 아니라 고객의 미세한 심리적 변화를 추적하고 이를 데이터화해 장기적 전략까지 수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소스가 정기적으로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경기동향을 면밀하게 조사하는 이유다. 이를 통해 각국의 상황에 따른 기업 정책을 제안하기도 한다.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높은 국가에는 가격을 좀 더 올리고 많은 기능을 갖춘 상품을 내놓으라고 조언한다.
입소스가 갖고 있는 ‘밴티스 모델’은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다. 이 모델은 가능한 많은 것을 계량화한 것이 특징이다. 고객이 의뢰한 제품이나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개발한 후 여기에 개별 시장성공지수(MSS·Market Success Score)를 대입해 가장 합리적 대안을 도출한다. 트루쇼 회장은 “입소스는 이 같은 시장조사 부문에서 56개국 3만여건의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업체는 입소스의 분석으로 초반 계획보다 매출 6배, 순이익 4배를 늘릴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기도 했다.
◆인수합병으로 데이터 확보
입소스는 지난해 10월 영국 시장조사 업체 시노베이트와 합병했다. 이 합병을 통해 입소스는 미국의 닐슨, 영국의 칸타르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조사 업체로 올라섰다. 글로벌 고객들에게 구체적인 맞춤형 전략을 제시할 수 있으려면 세계 각지의 시장에 대한 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입소스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을 넓히고 있는 이유다.
트루쇼 회장은 M&A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정확한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인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계획과 실행을 신속하게 진행했으며 처음부터 인수 상대에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노베이트 인수를 통해 조사 대상 국가가 64개국에서 84개국으로 늘어났다.
그는 “시노베이트는 입소스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미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강점을 보여왔고 아프라카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어 이번 인수로 보다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 트루쇼 회장은 “입소스가 아시아 시장으로 뻗어가기 위해 한국은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고객 업체들의 신흥시장 정보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진 외형을 갖춘 만큼 멕시코를 비롯한 신흥시장 진출 등 지난 2년간 유지했던 성장 기조를 올해도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