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산업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24일 기준 배럴당 121.57달러로, 2008년 7월의 사상 최고가인 140.7달러에 근접해 있다. 이에 따라 항공, 해운, 자동차업계 등 고유가에 민감한 업종들은 비용절감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전체 비용의 30% 이상이 연료비로 들어갈 정도로 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연초 항공기 연료로 쓰이는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을 배럴당 120달러 초중반대로 예상했지만, 현재 가격은 136달러선으로 10달러 이상 초과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유류 소비량이 3300만배럴 규모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연간 380억원의 비용이 증가한다. 대한항공 측은 최단 항로로 비행시간을 줄이고 회항에 대비한 가연료 탑재 최소화, 착륙 후 엔진 1~2개 정지 후 지상 활주 등 연료 절감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벙커C유가 700달러를 웃돌면서 해운업계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해운업계는 올해 평균 벙커C유 가격을 600달러대 중반으로 예측했다. 해운업계 역시 노선별 최단거리 운항과 물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선체 디자인 조정 등으로 연료 절감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차량 유지비 상승이 수요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단 변속기, 자동차 경량화 등 연비 성능을 높이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이란 변수로 인한 악재에 대비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 도입 감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는 물론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