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통화를 하다가 재미있는 동영상이나 사진을 상대방에게 바로 전송해 같이 보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주소록만 봐도 상대방이 통화 중인지, 전화를 꺼놨는지 켜놨는지, 회의 중인지 부재중인지 알 수 있다. 상대방 상태를 파악해 실시간 채팅을 한다.’

‘꿈의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불리는 RCS(Rich Communication Suite)가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2’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MWC 주최 측이자 세계 1000여개 이동통신, 휴대폰 제조업체 등으로 구성된 GSMA(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 Association)는 RCS의 글로벌 상용화를 MWC 2012에서 공식 발표한다.
꿈의 모바일 통신 'RCS 시대'…통화하며 동영상 같이 본다
○전 세계인과 소통하는 시대

RCS는 휴대폰에 내장되는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즉 상용화되는 국가에서 통신사와 제조사가 협력해 휴대폰에 RCS 기능을 기본 탑재하는 식이다.

RCS 폰을 쓰게 되면 따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 카카오톡에서 하듯 실시간으로 채팅하고 파일을 전송한다. 내 주소록을 기반으로 RCS가 가능한 친구 리스트가 뜬다. 한국과 스페인에서 모두 RCS가 상용화되면 스페인에 있는 친구와 RCS를 이용해 소통할 수 있다.

세계 곳곳에서 RCS가 상용화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비스가 정착되면 이론적으로는 단말기나 운영체제(OS) 또는 통신사의 제약 없이 서로 번호만 알면 채팅을 하고 동영상을 공유하거나 사진을 전송할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와 유사하지만 훨씬 기능이 다양할 뿐 아니라 상대방의 현 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RCS는 2008년부터 GSMA에서 논의가 시작됐다.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논의 속도도 빨라졌다. 왓츠앱,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의 등장, 애플의 아이메시지 발표 등으로 통신사의 기존 수익 모델이 위협을 받자 통신사들이 연합해 한 차원 높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통신사들이 시장 헤게모니를 특정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회사나 스마트폰 OS 업체에 넘겨주지 않겠다는 의도다.

RCS를 결정하는 GSMA RCS 리더십팀에는 한국 SK텔레콤을 비롯해 보다폰, 오렌지, 텔레포니카, DT, TI 등 세계 주요 통신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꿈의 모바일 통신 'RCS 시대'…통화하며 동영상 같이 본다
○‘모바일을 재정의하라’

GSMA는 이번 MWC 2012의 주제를 ‘모바일을 재정의하라(Redefining Mobile)’로 정했다. 모바일이 단순히 스마트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자동차, 책, 가정 생활에까지 적용되고 금융이나 원격 의료로 확대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경향에 발맞춰 MWC 2012에서는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사의 회장인 윌리엄 포드2세가 기조 연설을 한다. 자동차와 IT가 만나 새롭게 시작되는 미래상에 대한 전망이 주제다. 전시에 참여하는 하이닉스반도체는 스마트카를 전시의 주요 컨셉트로 잡고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를 선보인다. 스웨덴의 에릭슨은 근접무선통신(NFC)을 활용한 모바일 금융 솔루션을 공개하고 SK텔레콤은 스마트 로봇과 교육 및 의료 관련 솔루션을 관람객들에게 소개한다.

삼성전자는 최대 50인치 화면까지 제공하는 프로젝터 스마트폰 갤럭시빔을 공개한다. 이 폰 하나면 어디서든 나만의 극장을 만들 수 있고 프레젠테이션도 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 10.1을 통해 디지털교과서, 동영상 강의 콘텐츠 등을 제공하는 러닝허브도 처음 선보인다.

KT는 이동 중에도 와이파이가 끊기지 않고 연결되는 서비스를 소개하고, SK텔레콤은 4G(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의 속도를 업그레이드하는 기술을 시연한다. LG전자는 쿼드코어폰 ‘옵티머스 4X HD’를 공개, 역시 쿼드코어폰을 전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만 HTC와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 RCS

Rich Communication Suite. 차세대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스마트 디바이스 기기에 저장된 주소록을 바탕으로 음성통화, 메시지·사진·동영상 전송 등을 할 수 있다. 기술 표준화를 통해 단말기 종류, 통신 사업자, 유무선 등을 가리지 않는다.

바르셀로나=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