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發)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23일 국내 증시도 조정을 받았다. 유럽과 중국의 최근 경제지표가 부진했다는 소식이 지수를 더 끌어내렸다.

더욱이 내달 1일 치러질 이란 총선을 비롯해 중국의 전국인민대표회의(5일), 선물옵션만기일(9일)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서 당분간 뚜렷한 매수 주체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달초까지 매물 소화 과정이 이어질 수 있어 주식비중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부장은 "내달 중국 전인대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낮게 제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으며, 선물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쌓여있는 프로그램 매물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주식비중이 높았던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에 나설 필요가 있고, 반대인 경우에는 현금비중을 유지한 채 '저가 매수' 타이밍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오 부장은 권했다.

오 부장은 그러나 "전인대가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대신 '경제의 질'을 강조해 오염방지 등 대체에너지 육성 정책 등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어 재생에너지 관련주(株)들은 '매수'해도 유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인대 모멘텀(상승동력) 중 소비 관련주도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유주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인대에서 소비쪽 얘기가 언급될 가능성이 높아 CJ오쇼핑 등 그간 소외된 중국 소비 관련주들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최근 '유동성의 힘'으로 오른 조선 증권 건설주들이 조정을 받았다"면서 "앞으로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실적 전망이 좋은 전기전자 유통 관련주들에 시장의 시선일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일본 엔화가치의 급락으로 인해 국내 수출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나왔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쟁관계인 일본의 엔저현상은 분명 국내 기업에 부정적인 일"이라며 "올해 국내 기업들의 수출증가율도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센티먼트를 위축시킬 수 있는 분위기"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일본제품의 수입단가 영향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정보기술(IT) 부품과 공작기계 업종 등에 대해 단기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김 팀장은 분석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