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마감 시한인 오후 6시께 지난해 영업적자와 순이익 적자전환 소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올해 첫 실적 시즌에도 어김없이 일명 '올빼미주(株)'들이 오후 증시를 얼룩지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들 올빼미주들은 결국 투자자들의 '매서운 눈'을 피하지 못하고, 다음날 개장 이후 주가하락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무선 단말기 관련업체인 티모이앤엠(옛 티모테크놀로지)은 전날 오후 5시 50분께 공시를 통해 지난해 기록한 28억원 가량의 영업적자와 62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공개했다. 전년에 이어 모두 적자를 지속한 성적표다.

티모이앤엠은 이에 대해 "무선 단말기 제품의 시장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신규 사업을 벌이기 위한 준비 등으로 매출액이 줄었다"면서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 영업손실도 늘어났다"라고 설명했다.

티모이앤엠은 실적 악화 영향으로 이날 오전 11시2분 현재 전날보다 2.26% 떨어진 2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개장 직후 4% 이상 약세를 보이기도 했으며, 매매일 기준으로 3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인쇄회로기판 제조사인 에이엔피의 주가도 지난해 실적 악화 공시로 인해 5% 이상 급락 중이다. 에이엔피는 지난해 영업손실 약 40억원, 순손실 70억원을 기록해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엔피는 "원자재 가격인상과 경기불안이 지속되면서 영업손실의 폭이 커졌다"면서 "여기에 이자비용 등 고정비 역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에는 이동통신기기 등을 생산중인 쉘라인이 오후 늦게 지난해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각각 25억원과 26억원씩 발생해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까지 사흘째 약세다.

디스플레이 관련사인 디에스도 같은 날 지난해 약 365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순손실이 234억원을 넘어섰다고 공시해 다음날 5% 이상 주가가 미끄러졌다.

이 밖에 전년대비 확 줄어든 영업실적을 오후 늦게 공시한 삼천리자전거와 효성 등을 비롯해 코스닥사인 나이벡, 알파칩스, 딜리 등 상당수 기업들이 올빼미 실적 공시로 눈총을 사고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