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 Mobile] 10㎝, 모바일 결제의 마법…뚱뚱한 내 지갑, NFC폰으로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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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결제·교통카드·할인쿠폰…카드 대신 스마트폰으로 'OK'
NFC폰 국내 500만대 이상 팔려…판독기 보급 등 인프라 구축 시급
NFC폰 국내 500만대 이상 팔려…판독기 보급 등 인프라 구축 시급
직장인 K씨는 최근 아내의 지갑을 보곤 깜짝 놀랐다.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큰 맘 먹고 사준 명품 지갑이 배불뚝이가 돼 있었다. “무얼 넣고 다니기에 올챙이 배가 됐어”라고 물으며 열어봤다. 신용카드, 교통카드에 주유소 할인카드, 영화관 할인카드, 레스토랑 할인카드 등 각종 할인카드가 빼곡히 꽂혀 있었다. 어림잡아 20장은 돼 보였다. 아내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많은 할인카드, 통합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라며 지갑을 만지작거렸다.
이런 수요 때문일까. 최근 이동통신사들이 각종 카드를 담은 ‘월릿(wallet·지갑)’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KT는 ‘올레 월렛’, SK텔레콤은 ‘스마트 월렛’, LG유플러스는 ‘유심 월렛’을 내놓았다. 스마트폰에 월릿을 깔면 할인카드를 휴대할 필요가 없다. 언젠가는 신용카드도 대체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지갑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근접무선통신(NFC)이라는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NFC는 10㎝ 이내 근거리에서 두 기기가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폰과 NFC 판독기, 또는 두 대의 스마트폰끼리 정보를 송수신한다. 현재는 최신 안드로이드폰에만 이 기능이 있으나 조만간 윈도폰이나 아이폰에도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NFC가 뭐기에
NFC 전에도 RFID(무선인식 전자꼬리표)가 있었고 QR코드라는 것도 있었다. RFID는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상품과 사물에 내장한 정보를 단방향으로 읽는 기술로 유통이나 이력추적 등에 쓰였다. QR코드는 바코드의 일종으로 디지털 카메라 또는 전용 스캐너로 읽는다. NFC는 성능과 활용도 측면에서 이 둘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NFC 서비스를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기기가 필요하다. 스마트 단말기와 판독기(리더·reader)다. NFC를 탑재한 폰이 널리 보급돼야 하고 많은 매장에 NFC폰으로 결제할 수 있는 판독기가 깔려야 한다. NFC폰은 국내에서만 이미 500만대 이상 팔렸다. 규격을 통일해 많은 매장에 판독기를 깔고 모바일카드를 보급하기만 하면 된다.
NFC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 서비스가 정착하려면 NFC가 통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우선 만들어야 한다. 단말기와 판독기가 널리 보급돼야 할 뿐만 아니라 통신업체, 신용카드사, 부가가치통신사업자, 유통업체, 휴대폰 제조사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NFC 어디에 활용할 수 있나
NFC 서비스로는 모바일 결제, 교통카드 대체, 출입통제, 광고 동영상 및 쿠폰 다운로드, 버스 도착정보 확인, 단말기 간 결제, 스마트 주문, 스마트 포스터 등이 있다. 핵심은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모바일 결제 기능이다. NFC폰에 모바일카드를 탑재하면 백화점 레스토랑 등에서 신용카드 대신 휴대폰을 판독기에 대기만 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교통카드 대체 기능은 NFC를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NFC 컨소시엄에는 한국스마트카드(T머니)와 이비카드(모바일캐시비)가 참여했다. 따라서 NFC가 널리 확산되면 전국 대부분 도시에서 NFC폰으로 버스요금이나 지하철요금을 낼 수 있다. 그 도시에서만 쓰는 교통카드를 따로 사지 않아도 된다.
각종 할인카드 기능을 포함하는 것도 강점이다. 이동통신사들이 발급하는 ‘월릿’을 폰에 내려받으면 굳이 많은 할인카드를 소지할 필요 없이 NFC폰 하나로 각종 업소에서 마일리지를 받을 수 있다. 기업 홍보물에 폰을 대기만 해도 광고 동영상을 볼 수 있고 할인 쿠폰도 내려받을 수 있다.
○NFC 그랜드 컨소시엄
NFC 서비스를 확산시키기 위해 통신업계와 카드업계는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 중재로 19개 업체가 지난해 6월 NFC 서비스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그 이후 장비 규격을 표준화했다. 지난해 11월10일부터 올해 2월10일까지 서울 명동에서 시범 서비스를 하며 상용화를 준비했다.
신용카드사들은 모바일카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회사별로 △신한카드는 LOVE카드 하이포인트카드 △KB국민카드는 와이즈카드 굿데이카드 △현대카드는 M카드 M3카드 △삼성카드는 지앤미포인트카드 애니패스포인트카드 △롯데카드는 DC슈프림모바일카드 △하나SK카드는 터치1카드 S카드 △비씨카드는 우리V카드 IBK참좋은카드 등을 발급한다.
명동 시범사업에는 6개 가맹점이 참여했다. CGV, 카페베네, SPC, 롯데리아, 크리스피크림도너츠, 토니모리 등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최근 전국 매장에서 롯데카드에 한해 NFC 결제를 시작했다. 일부 가맹점은 조만간 전국 매장에서 NFC 결제를 상용화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는 할인점 편의점 주유소 등도 포함된다.
NFC와 관련해 늘 하는 얘기가 있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다. 사용자가 있어야 인프라를 구축할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고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사용할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인프라 구축이 어렵다는 얘기다. NFC를 확산시켜 생활을 혁신하려면 관련 업계의 공조가 절실하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이런 수요 때문일까. 최근 이동통신사들이 각종 카드를 담은 ‘월릿(wallet·지갑)’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KT는 ‘올레 월렛’, SK텔레콤은 ‘스마트 월렛’, LG유플러스는 ‘유심 월렛’을 내놓았다. 스마트폰에 월릿을 깔면 할인카드를 휴대할 필요가 없다. 언젠가는 신용카드도 대체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지갑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근접무선통신(NFC)이라는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NFC는 10㎝ 이내 근거리에서 두 기기가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폰과 NFC 판독기, 또는 두 대의 스마트폰끼리 정보를 송수신한다. 현재는 최신 안드로이드폰에만 이 기능이 있으나 조만간 윈도폰이나 아이폰에도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NFC가 뭐기에
NFC 전에도 RFID(무선인식 전자꼬리표)가 있었고 QR코드라는 것도 있었다. RFID는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상품과 사물에 내장한 정보를 단방향으로 읽는 기술로 유통이나 이력추적 등에 쓰였다. QR코드는 바코드의 일종으로 디지털 카메라 또는 전용 스캐너로 읽는다. NFC는 성능과 활용도 측면에서 이 둘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NFC 서비스를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기기가 필요하다. 스마트 단말기와 판독기(리더·reader)다. NFC를 탑재한 폰이 널리 보급돼야 하고 많은 매장에 NFC폰으로 결제할 수 있는 판독기가 깔려야 한다. NFC폰은 국내에서만 이미 500만대 이상 팔렸다. 규격을 통일해 많은 매장에 판독기를 깔고 모바일카드를 보급하기만 하면 된다.
NFC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 서비스가 정착하려면 NFC가 통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우선 만들어야 한다. 단말기와 판독기가 널리 보급돼야 할 뿐만 아니라 통신업체, 신용카드사, 부가가치통신사업자, 유통업체, 휴대폰 제조사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NFC 어디에 활용할 수 있나
NFC 서비스로는 모바일 결제, 교통카드 대체, 출입통제, 광고 동영상 및 쿠폰 다운로드, 버스 도착정보 확인, 단말기 간 결제, 스마트 주문, 스마트 포스터 등이 있다. 핵심은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모바일 결제 기능이다. NFC폰에 모바일카드를 탑재하면 백화점 레스토랑 등에서 신용카드 대신 휴대폰을 판독기에 대기만 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교통카드 대체 기능은 NFC를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NFC 컨소시엄에는 한국스마트카드(T머니)와 이비카드(모바일캐시비)가 참여했다. 따라서 NFC가 널리 확산되면 전국 대부분 도시에서 NFC폰으로 버스요금이나 지하철요금을 낼 수 있다. 그 도시에서만 쓰는 교통카드를 따로 사지 않아도 된다.
각종 할인카드 기능을 포함하는 것도 강점이다. 이동통신사들이 발급하는 ‘월릿’을 폰에 내려받으면 굳이 많은 할인카드를 소지할 필요 없이 NFC폰 하나로 각종 업소에서 마일리지를 받을 수 있다. 기업 홍보물에 폰을 대기만 해도 광고 동영상을 볼 수 있고 할인 쿠폰도 내려받을 수 있다.
○NFC 그랜드 컨소시엄
NFC 서비스를 확산시키기 위해 통신업계와 카드업계는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 중재로 19개 업체가 지난해 6월 NFC 서비스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그 이후 장비 규격을 표준화했다. 지난해 11월10일부터 올해 2월10일까지 서울 명동에서 시범 서비스를 하며 상용화를 준비했다.
신용카드사들은 모바일카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회사별로 △신한카드는 LOVE카드 하이포인트카드 △KB국민카드는 와이즈카드 굿데이카드 △현대카드는 M카드 M3카드 △삼성카드는 지앤미포인트카드 애니패스포인트카드 △롯데카드는 DC슈프림모바일카드 △하나SK카드는 터치1카드 S카드 △비씨카드는 우리V카드 IBK참좋은카드 등을 발급한다.
명동 시범사업에는 6개 가맹점이 참여했다. CGV, 카페베네, SPC, 롯데리아, 크리스피크림도너츠, 토니모리 등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최근 전국 매장에서 롯데카드에 한해 NFC 결제를 시작했다. 일부 가맹점은 조만간 전국 매장에서 NFC 결제를 상용화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는 할인점 편의점 주유소 등도 포함된다.
NFC와 관련해 늘 하는 얘기가 있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다. 사용자가 있어야 인프라를 구축할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고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사용할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인프라 구축이 어렵다는 얘기다. NFC를 확산시켜 생활을 혁신하려면 관련 업계의 공조가 절실하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