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클린턴 국무 등 후보군 소개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가 오는 6월말 사퇴 방침을 공식화함에 따라 차기 총재로 거론되는 후보군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세계경제 질서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세계은행 총재는 전통적으로 미국에서 맡아왔다면서 차기 총재 후보 9명을 소개했다.

우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꾸준히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차기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직을 그만 둘 것이라고 직ㆍ간접적으로 밝혀온 클린턴 장관이 총재가 될 경우 최초의 여성 총재, 금융부문의 공식적인 경력이 없는 첫 총재 등으로 기록된다.

로버트 루빈은 골드만삭스에서 오랜 기간 경영자로 활동한 뒤 빌 클린턴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맡았기 때문에 경력으로는 적임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사상 최고령(74세) 총재 기록을 깰 수 있고, 과거 금융업계에서 일한 경력이 `이익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등은 약점이다.

로런스 서머스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도 재무장관, 하버드대 총장 등을 역임했기 때문에 후보군에 포함돼 있으나 과거 여성을 평가절하하는 발언 등이 부담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WP는 차기 총재 후보 가운데 4번째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꼽았다.

그러면서 게이츠가 그동안 개발 이슈에 집중했고 혁신, 기업관행 개선 등에서도 공고한 입지를 구축했기 때문에 게이츠가 총재가 된다면 세계은행을 재정ㆍ관리 영역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과거 세계은행 총재를 지낸 로버트 맥나마라 전 국방장관도 포드를 경영한 적이 있기 때문에 기업인이 차기 총재가 되지 말란 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티머시 가이트너 장관도 물망에 올라있다.

WP는 오바마 대통령이 비(非) 미국인을 지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그럴 경우 케말 더비스 전 터키 재무장관과 인도네시아 출신의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세계은행 이사,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몬텍 싱 알루왈리아 인도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