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숫가루라테로 뉴욕서 스타벅스 잡겠다"
“스타벅스 등 미국 커피전문점에서 커피 이 외에 가장 잘 팔리는 음료는 핫초코와 차이라테다. 그런데 뉴욕 카페베네에서는 한국 미숫가루를 넣은 미숫가루라테가 차이라테를 제치고 핫초코 다음으로 잘 팔리고 있다.”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44·사진)가 1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카페베네 1호점에서 기자회견 도중 한 말이다. 그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한국의 맛과 브랜드로 충분히 뉴욕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카페베네는 지난달 28일 맨해튼 1호점을 열었다. 해외 첫 번째 점포다. 2008년 설립 이후 4년도 안 돼 전국에 760여개의 점포를 내며 국내 최대 커피전문점으로 자리잡은 카페베네가 본격적인 글로벌화의 시동을 건 셈이다.

승부처인 커피 시장에 대해 그는 “고객들을 만나 물어 보니 커피맛이 다른 커피전문점 못지않게 좋다고 입을 모았다”고 답했다. 이어 “뉴욕타임스 기자와도 인터뷰를 했는데 ‘어떻게 무명의 한국 커피브랜드로 맨해튼에 진출할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을 하더라”며 “커피는 기호음료이기 때문에 맛만 좋으면 고객이 좋아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실제 맨해튼 1호점은 예상보다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타임스스퀘어 한복판에 위치한 이 점포를 찾는 고객은 하루 2000명 정도. “고객이 20% 정도만 더 늘면 임대료(연 150만달러·17억원)를 상쇄하는 수준에 도달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당초 개점 후 6개월은 돼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그보다 빨리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곧 맨해튼에 2호점도 열 계획”이라며 “2호점까지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 후에는 현지인의 투자를 받아 점포를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전략으로 2015년까지 뉴욕에만 50여개 점포를 내는 것이 목표다. 뉴욕 매장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아시아에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서의 성격도 짙다. 부담스러운 수준의 임대료를 감수하고 타임스스퀘어에 1호점을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카페베네는 일본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 7개국에 매장을 낼 계획이다.

김 대표는 “베트남의 사업 파트너가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현지화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하더라”며 “그래서 까다로운 뉴요커들의 입맛도 맞추는데 베트남이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