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들이 기업공개(IPO)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에 나서면서 공모주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렌탈은 지난 17일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HMC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로부터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받았다.

◆KT렌탈 이달 말 주관사 선정

대기업 계열사 상장 채비…공모주시장 '기지개'
KT렌탈은 이달 말 주관사를 선정한 후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KT렌탈은 차량과 통신장비, 건설장비 렌털사업을 하는 국내 렌털 1위 업체다. KT와 케이알아이(MBK파트너스)가 지분을 각각 58%, 42%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상장으로 MBK파트너스는 투자자금 회수에 나설 전망이다.

KT는 2010년 3월 사모투자펀드(PEF)인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렌터카를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KT렌탈에서 캐피털 사업부를 떼어내고 금호렌터카를 합병했다.

IB업계 관계자는 “KT렌탈은 렌털업계 1위 업체인 만큼 시장의 관심이 높다”며 “구주매출과 신주발행 규모는 추후 정해질 것으로 보이며 공모 규모 2000억원, 시가총액 6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KT렌탈이 렌터카업계 2위인 AJ렌터카의 상장 추진을 의식해 상장작업을 서두르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AJ렌터카는 아주그룹에서 분리된 아주엘앤에프(LNF)그룹 계열로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AJ렌터카가 상반기 내 상장에 성공하면 렌터카 업계 처음으로 IPO에 성공하게 된다.

코오롱그룹 계열인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4월 이내 상장을 목표로 이달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지난해 10월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캠브리지코오롱 등 코오롱 계열사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CJ헬로비전 상장작업 재추진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인 CJ헬로비전은 지난달 중순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사 간의 재송신 분쟁으로 보류됐던 상장작업을 다시 추진할 예정이다. 2005년 CJ헬로비전은 세이블아시아 AA머천트뱅킹 포모사케이블인베스트먼트 유진투자증권등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IPO를 조건으로 2014억원을 지원받았다. 2009년이었던 상장 기한은 이미 여러 차례 연기됐다. 주관사는 대우증권이다.

지난해 IPO시장의 최대어 중 하나로 꼽혔던 LG실트론도 대기 상태다. 업황이 악화되면서 상장작업이 늦춰졌지만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적당한 시기를 모색 중이다. AK캠텍, 애경화학 등 애경그룹 계열사들도 대신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회사 내부 상황과 시장을 점검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공모금액이 큰 대기업 계열사들의 상장작업이 지지부진했다가 최근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IPO를 추진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에 성공하면 IPO시장도 점차 활기를 찾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