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팜제약과 약품도매업체 마이팜(주), 약국 체인 ‘마이팜’을 통합해 내년 상반기에 상장할 계획입니다.”

허준영 한국마이팜제약 회장(43·사진)은 15일 “베트남 유통 전문업체인 ‘딴짜우인터내셔널’과 연간 1억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의약품·건강보조식품 수출계약을 최근 체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허 회장은 “5월부터 베트남에 태반영양제 ‘이라쎈’과 솔잎증류농축액으로 만든 건강기능식품 등 20여개 품목을 수출하게 된다”며 “베트남을 기점으로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내년 상장을 통해 미국 진출에 대비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마이팜제약은 연매출 800억원대(자회사 매출 포함)의 중견제약사다. 허 회장이 2001년 부도 직전의 반도제약을 인수, 사명을 마이팜제약으로 바꿔 태반주사제 ‘멜스몬’과 태반영양제 ‘이라쎈’을 출시하면서 기사회생시켰다. 그는 부채를 떠안는 조건으로 120억원에 반도제약을 인수했다고 한다.

최근 제약업계는 약가인하의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허 회장을 주목하고 있다.

허 회장의 승부수는 다양하다. 국내 태반주사제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멜스몬은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앞두고 있다. 신청 이후 2년 넘게 각종 임상을 거쳤고 이제 결실을 맺게 될 시점이라는 게 허 회장의 설명이다. 미국 FDA 허가를 받게 되면 태반주사제로는 세계 최초다.

허 회장은 “(미국 수출은) 베트남에 이어 글로벌마케팅의 신호탄을 제대로 쏘아올리는 의미를 갖게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내년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도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조직정비 차원이다.

그는 제약사인 한국마이팜제약과 약품도매업체인 마이팜(주), 약국·편의점체인 ‘마이팜’을 연내 하나의 회사로 묶고 내년 상반기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서 영리병원 도입법안이 통과될 경우를 대비해 병원 체인 ‘마이닥’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선 허 회장의 경영스타일을 ‘불도저’로 비유한다.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에서 제약사 영업사원으로 변신한 지 2년 만에 억대 연봉을 받는 ‘고속승진 영업맨’으로 뛰어올랐고, 결국 제약사 최고경영자(CEO)로 우뚝 섰기 때문이다. 주변에선 저돌적인 추진력과 사람 끌어당기는 매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허 회장은 마이팜제약 창업 이후 매년 2억원 상당의 의약품을 태릉선수촌에 지원하고 있다. 마이팜제약이 공급하는 태반영양제 ‘이라쎈’은 국가대표선수와 프로야구 선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영양제로 알려져 있다. 박지성 김연아 선수, 가수 이효리 등이 복용해 화제가 됐다.

허 회장은 또 1000억원을 들여 올 상반기 충북 음성에 국내 최대 규모의 실버타운을 착공한다.

허 회장은 “연내 약국·편의점 체인을 700개까지 늘리고 태반제제의 미국시장 진출과 함께 실버타운이 조성되면 병원, 약국, 약품·건강식품을 묶는 3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