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건물에서 다른 건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금융투자협회 직원들이 내심 긴장하고 있다. 금투협회 건물을 옮겨갈 ‘1순위 후보’로 꼽고 있어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12일 “건물 이전에 대한 간부들의 의지가 강해 여러 곳을 알아보고 있다”며 “임차료와 지리적 위치, 건물 내부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금투협 건물을 우선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2009년부터 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감원 건물에 들어가 있다. 그렇다 보니 공간이 많이 부족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금투협 건물 등으로 이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저축은행 사태 이후 금감원에 대한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건물 이전의 한 배경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의 이전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금투협 직원들은 떨떠름한 기색이 역력하다. 금융당국이 옮겨오면 아무래도 불편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사소하지만 체육관에서 운동기구가 부족하면 양보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투협 건물에 들어가 있는 KTB자산운용과 에프앤가이드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공간을 내줘야 할 판이다. 금투협 건물은 금투협이 23개 층, 자본시장연구원이 3개 층, KTB자산운용이 2개 층, 에프앤가이드가 1개 층을 각각 사용하고 있다. 11층과 12층은 비어 있다. 금융위는 직원 수를 고려했을 때 5개 층 사용을 희망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