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이 6조원을 넘는 ING그룹 아시아지역 사업부에 대한 인수·합병(M&A)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뿐 아니라 미국 중국 아시아계 금융사들이 속속 인수전에 나섰다. 당초 아시아지역 사업부 전체를 묶어서 매각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역별 분할 매각 방안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대한생명과 푸르덴셜그룹 모두 ING그룹 아시아 사업부 인수를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미국계 대형 보험사인 메트라이프, AIG그룹 아시아 자회사인 AIA, 중국 생명보험사들도 경영권 인수에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계 대형 보험그룹인 푸르덴셜은 최근 BoA메릴린치를 ING 아시아 사업 인수를 위한 자문사로 선정했다. AIA는 모건스탠리와 도이체방크를 자문사로 내정했으며, 메트라이프도 조만간 인수 자문사를 선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대한생명이 인수 자문사를 선정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은행 지주사들도 내부적으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ING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보험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KB금융의 경우 어윤대 회장이 직접 인수 의향을 밝힐 정도로 적극적이다. 국내 1위 보험사 삼성생명도 인수 후보로 꼽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움직임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글로벌 보험사들뿐 아니라 자본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 생명보험사들도 ING 아시아 M&A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홍콩에서도 해당 지역 사업부에 대한 인수 의사를 타진하는 금융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ING그룹은 매각 자문사로 이미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을 선정했다.

ING의 매각 방식에 따라 국내외 대형 금융사 간 합종연횡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ING가 아시아 사업부를 ‘통매각’할 경우 국내 사업은 은행계 지주사가, 해외 사업은 보험회사가 나눠 가져가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초 ING그룹은 아시아 사업부 전체를 묶어서 매각하기를 희망했지만, 최근 분할 매각안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조원 이상의 인수 자금이 부담일 뿐 아니라 인수 후보들이 원하는 지역이 달라서다.

좌동욱/하수정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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