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이어 김효재마저 낙마…MB 정부 '도덕성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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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내 단절 여론 커져…정권 말 후임 찾기도 어려워
◆4월 총선 궁지에 몰린 새누리당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브리핑을 통해 “하금열 대통령실장이 중동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에게 김 수석의 사의 표명 사실과 관련 상황에 대해 보고했고,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아무 말씀도,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하 실장은 ‘정무수석이 자신으로 인해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며 사의를 강력하게 표명해 대통령께 보고를 드릴 수밖에 없었다. 수용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김 수석은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모든 정치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은 설명했다.
김 수석은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대표 후보 캠프의 상황실장을 맡아 고승덕 의원 등에게 300만원이 든 돈봉투 살포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수석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돈봉투 의혹과 관련, 박희태 국회의장이 지난 9일 사퇴한 데 이어 김 수석도 사의를 밝힘에 따라 4월 총선을 앞둔 여당인 새누리당은 궁지에 몰리게 됐다. 특히 현직 청와대 정무수석이 돈봉투 문제로 불명예 퇴진함에 따라 야당의 공격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에선 청와대와 더욱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종인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이날 “MB(이명박) 정부와 과감히 단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일부터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4개국을 순방하고 11일 오전 귀국하는 이 대통령의 마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자신의 정치적 멘토였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측근 비리로 물러난 데 이어 핵심 참모인 김 수석마저 돈봉투 의혹으로 물러나기 때문이다. 이들 자리에 누구를 앉힐지도 골칫거리다. 정권 말 난제가 산적한 방통위 수장은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가 낙점한 일부 인사들은 손사래를 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는 25일 이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아 심기일전하자는 분위기를 잡으려던 차에 난감하다”며 “대통령이 경제외교를 위해 해외에서 뛰는 동안 국내에서 악재만 터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내달 UAE와 유전개발 본계약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방문국인 UAE에 도착해 셰이크 모하메드 아부다비 왕세자와 면담을 갖고 비상시 원유수입에 어려움을 겪으면 아부다비로부터 원유를 추가 공급 받는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특히 이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자는 다음달 초까지 아부다비의 미개발 3개 광구 유전개발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키로 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3월 이 대통령의 UAE 방문 기간에 최소 10억배럴 이상의 원유 채굴권 계약을 할 수 있는 우선적·배타적 권리를 보장하는 양해각서를 아부다비석유공사와 체결한 바 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