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 나무 보세요. 원래 이름은 돈나무인데 여기에선 ‘똥낭’이라고 부르죠. 열매가 익어 갈라지면 파리들이 점액을 핥기 위해 달려들거든요. 그 모습이 ‘파리가 똥에 꼬이는 것 같다’고 해서 똥낭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답니다.”

지난 8일 제주 서귀포시 외돌개 인근. 오권석 제주신라호텔 GAO(게스트 액티비티 오거나이저) 팀장이 설명을 시작하자 함께 길을 걷던 10여명의 눈이 일제히 돈나무에 꽂혔다. 설명을 듣는 이들은 모두 제주신라호텔 투숙객들. ‘올레길 초행자’들을 위해 호텔이 준비한 ‘올레길 7코스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오 팀장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이들과 동행하며 제주의 풍광과 역사 등을 설명해주는 ‘가이드’ 역할을 했다.

제주신라호텔이 ‘함께 놀아주는 호텔리어 서비스’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제주신라호텔을 ‘숙박지’로 정하는 사람이 나올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올 1월 GAO 서비스를 이용한 투숙객 수는 7800명. 이는 작년 1월 이용객(4000명)의 약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2009년의 연간 이용객(5700명)보다도 많다. 찾는 사람이 늘면서 2명으로 시작한 GAO 담당 직원 수는 17명으로 늘어났다. 오 팀장은 “올레길 걷기, 승마·요트 체험 등 제주도를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편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게 이 서비스의 매력”이라며 “전문교육을 받은 호텔직원들이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부담없이 즐긴다”고 설명했다.

저렴한 비용도 인기비결로 꼽힌다. 올레길 투어는 1인당 2만원만 내면 호텔과 올레길 코스를 오가는 왕복 교통편(전용버스 이용)은 물론 커피, 빵, 과일 등도 제공받는다. 영·유아를 위한 실내 놀이에서부터 한라산 트레킹, 자전거 하이킹, 선상낚시에 이르기까지 프로그램 수가 40여개에 달한다.

GAO서비스는 제주신라호텔이 작년 말 실시한 부문별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