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중훼 씨 "삼동이 사투리가 좋아 한국어 배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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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지 5개월 만에 한국어시험 초급 1등 상중훼 씨
“삼동이(TV 드라마 ‘드림하이’의 남자 주인공 김수현)가 좋아서 한국어를 배우게 됐어요. 삼동이가 쓰는 경상도 사투리 너무 매력적이지 않아요?”
한국에 온 지 다섯 달이 채 안됐지만 지난달 29일 시행된 한국어능력시험(TOPIK) 초급과정에서 최고 득점을 기록한 상중훼 씨(25·대만·사진). 10일 오전 이화여대 이화·삼성교육문화관에서 만난 그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종종 섞어가며 한국 말을 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한국어능력시험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 및 재외동포가 응시하는 시험이다. 이번이 25회째 시험으로 그는 393점(400만점)을 받아 초급과정 응시자 1169명(전체 1만5983명) 중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해외 동포나 조선족이 아닌 순수 외국인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393점을 받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지난 9월 한국 땅을 처음으로 밟은 그에게 어휘와 문법, 쓰기, 듣기, 읽기 등 한국어로만 치러지는 시험이 낯설었을 터. 그러나 상중훼 씨는 대만에서 방영된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한국 문화에 익숙했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 살다보니 한국어가 너무 재미있었다”며 “한국어능력시험은 두 달 정도 준비했는데 항상 즐기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만까지 번진 한류 열풍이 한국어 인기의 첨병 역할을 한 셈이다.
상중훼 씨는 미국 보스턴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로부터 한국어를 처음 접했다. 그는 “글자의 원리를 이해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발음할 수 있어 신기했다”며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한국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짱이야’ ‘대박’ 등 한국 청소년들이 자주 쓰는 표현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정도로 한국어를 잘하지만 그에게도 한국어 구사의 어려움은 있다. 그는 “높임말을 사용해야하는 데 중국어에는 높임말이 없어 쉽지만은 않다”며 “한번은 길을 묻는 할머니에게 ‘너’라는 표현을 써서 꾸중을 듣기도 했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상중훼 씨는 한국에서 직장을 구하기 위해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했다. 가고 싶은 회사가 어디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내가 좋아하는 가수 조권이 속한 회사 JYP엔터테인먼트에 가고 싶다”고 대답했다. 이어 “호텔을 경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배운 마케팅 실력을 한국에서 뽐내고 싶다”며 “중국어뿐 아니라 영어, 한국어도 할 수 있으니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일요일마다 남자친구와 함께 교회에 다닌다는 상중훼 씨. 한국어를 배우는 건 재밌지만 목사님의 말씀은 너무 빨라 이해하기 어렵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은 이미 또래의 한국 여대생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한국에 온 지 다섯 달이 채 안됐지만 지난달 29일 시행된 한국어능력시험(TOPIK) 초급과정에서 최고 득점을 기록한 상중훼 씨(25·대만·사진). 10일 오전 이화여대 이화·삼성교육문화관에서 만난 그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종종 섞어가며 한국 말을 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한국어능력시험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 및 재외동포가 응시하는 시험이다. 이번이 25회째 시험으로 그는 393점(400만점)을 받아 초급과정 응시자 1169명(전체 1만5983명) 중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해외 동포나 조선족이 아닌 순수 외국인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393점을 받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지난 9월 한국 땅을 처음으로 밟은 그에게 어휘와 문법, 쓰기, 듣기, 읽기 등 한국어로만 치러지는 시험이 낯설었을 터. 그러나 상중훼 씨는 대만에서 방영된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한국 문화에 익숙했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 살다보니 한국어가 너무 재미있었다”며 “한국어능력시험은 두 달 정도 준비했는데 항상 즐기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만까지 번진 한류 열풍이 한국어 인기의 첨병 역할을 한 셈이다.
상중훼 씨는 미국 보스턴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로부터 한국어를 처음 접했다. 그는 “글자의 원리를 이해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발음할 수 있어 신기했다”며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한국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짱이야’ ‘대박’ 등 한국 청소년들이 자주 쓰는 표현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정도로 한국어를 잘하지만 그에게도 한국어 구사의 어려움은 있다. 그는 “높임말을 사용해야하는 데 중국어에는 높임말이 없어 쉽지만은 않다”며 “한번은 길을 묻는 할머니에게 ‘너’라는 표현을 써서 꾸중을 듣기도 했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상중훼 씨는 한국에서 직장을 구하기 위해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했다. 가고 싶은 회사가 어디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내가 좋아하는 가수 조권이 속한 회사 JYP엔터테인먼트에 가고 싶다”고 대답했다. 이어 “호텔을 경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배운 마케팅 실력을 한국에서 뽐내고 싶다”며 “중국어뿐 아니라 영어, 한국어도 할 수 있으니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일요일마다 남자친구와 함께 교회에 다닌다는 상중훼 씨. 한국어를 배우는 건 재밌지만 목사님의 말씀은 너무 빨라 이해하기 어렵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은 이미 또래의 한국 여대생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