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가 예매 점유율에서 독보적인 정상을 지켜가고 있다.
기가 찰 정도로 빼어난 연기를 선보인 최민식과 잔인무도한 30대 조직 보스로 완벽히 변신한 하정우.
전작 '악마를 보았다' '추격자'를 통해 '국민 살인마'로 등극한 이들 대배우 사이에서 기죽지않고 카리스마 넘치는 '하정우 오른팔' 박창우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신인배우 김성균(31)을 만나봤다.
이작품이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의외로 느껴질 정도로 영화에서 내뿜는 에너지는 강렬했지만 실제 만나보니 무표정한 조폭 이미지는 그의 일부분이었구나 느껴질 정도로 환한 웃음이 매력적이었다.
실제 영화 촬영후 배우 최민식은 김성균을 두고 “내가 저 나이 때 김성균만큼만 연기했더라면”하며 극찬했고, 하정우 역시 “김성균의 오디션 영상을 보고 만장일치로 그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다. 그와 전혀 일면식도 없던 배우 박중훈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범죄와의 전쟁’을 본 후 “깜짝 놀랄만한 새 배우가 나온다”며 “단발머리 깡패 역을 한 배우가 영화를 진짜처럼 만들어준다. 김성균의 연기가 정말 빛이 난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같은 평가에 대해 그는 "너무 감사하다.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대선배 최민식, 하정우, 마동석 등과 함께 했다는 것이 아직도 얼떨떨하다. 배울 점이 참 많았던 경험이다"고 말했다. 김성균은 극중 조폭 2인자 캐릭터를 위해 단기간에 10kg 몸무게를 늘리는 투혼을 발휘했다.
"살이 잘 찌지 않는 편이라 몸무게 늘리는게 힘들었다"는 김성균은 함께 출연한 마동석이 트레이너 출신이라 조언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감자를 2시간 간격으로 매일 15개씩 먹고 틈나는대로 라면을 끓여먹고 간식으로는 샌드위치를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영화에 워낙 훌륭하신 대선배님들이 포진해 계셔서 좀 화제는 되겠다 싶었지만 이렇게 흥행이 될줄은 솔직히 몰랐다"면서 "역시 팀웍이 좋은 작품은 잘될수 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영화를 꼭 봐야 하는 이유요? 지금같은 디지털 시대에서는 한번 꼭 봐야하는 작품이에요.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잖아요. '범죄와의 전쟁'은 단순한 깡패영화가 아닌 우리 아버지 세대의 아날로그적인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그런 멋진 영화입니다"
보도를 통해 알려진대로 그는 2009년 결혼해 벌써 두아이를 둔 가장이다.
배우자는 연극배우 김혜정 씨. '범죄와의 전쟁' 엔딩부분에 최익현의 손자로 등장한 아기는 실제 이들 부부의 아들이라고.
서울연극센터가 공개한 '대학로 연극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연극인은 보통 2달 연습 1달 공연에 월수입은 47만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연극배우로 한 가정을 책임진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텐데…' 민감한 질문에도 그는 부끄러움 없이 당당했다.
"새벽에 막노동도 하고 시멘트도 바르고 돈되는 일은 뭐든지 했어요. 아이를 키우는 일이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더라구요" 특히 함께 고생하면서 싫은 소리 한번 한적 없는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나중에 멜로연기를 하게된다면 아내와 함께 출연해 가슴 찡한 부부이야기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옷 한벌 못사줬는데 돈 벌면 예쁜 옷도 좀 사주고 싶네요"
신인배우 김성균이 하정우 지진희 전도연 공효진 공유 등 쟁쟁한 스타를 보유한 판타지오에 합류하게 된 비결은 뭘까.
나병준 판타지오 대표는 "'범죄와의 전쟁' 오디션 이후 윤종빈 감독과 배우 하정우가 하도 극찬을 하길래 도대체 어떤 배우길래 그러나 궁금했다. 실제 만나보니 너무 성실하고 얘기를 하면 할수록 뭔가 꽉찬 사람이다란 느낌을 받아서 주저없이 계약했다"고 밝혔다.
김성균은 마라톤 주자다. 30을 넘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영화에 꽤 비중있게 출연하고 그 영화가 흥행가도를 달리는 것에 대해 모든것이 생각보다 빨리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고 조심스러워하고 있었다.
"첫 영화로 너무 주목을 받아서 좀 부담이 되는건 사실이에요. 최민식 하정우 선배님께서 배우는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다. 인기에 연연해 하지말고 꾸준히 노력하라고 조언해주셨는데 그말씀대로 한걸음 한걸음 연기에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 사진 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