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장중 2,000선을 회복하는 데 외국인이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6거래일을 제외하고 순매수 행진을 계속했다.

이 기간에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만 8조원이 넘는다.

반면에 같은 기간 개인은 6조6천억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기관은 5천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8일에도 외국인만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팔자'에 나선 개인 및 기관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KB투자증권 김성노 이사는 "외국인이 하반기에는 차익을 실현할 수 있어도 상반기까지는 매수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외국인은 2007년 이후 외국인이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을 늘렸는데 최근 다시 위험자산을 늘리고 있다.

경기가 다시 상승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외국계 자금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도 고용과 물가 안정으로 다시 위험자산을 늘릴 수 있는 여건"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이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는 요인은 역시 유동성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이 큰 효과를 발휘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원ㆍ달러 환율이 하향안정되고 유럽 재정위기가 완화 기미를 보이자 외국계 자금이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매력이 있는 국내 증시로 몰려왔다.

ECB는 LTRO를 이달 말에 추가로 시행할 예정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추가 부양책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LTRO가 남유럽 국가 국채금리를 하락시켰고, 자금이 흘러넘쳐서 국내 증시로 돌아왔다.

이달 말 2차 LTRO가 예정돼 있어 유동성 랠리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의 매수 여력도 아직 여유가 있으며 과거 유동성 장세와 비교해도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추가로 매수할 수 있는 외국계 자금이 3조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영증권 임태근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 여력이 앞으로도 2조~3조원 정도 더 여유가 있다.

지금은 과거보다 상황이 더 좋아서 유럽에서 유동성 공급이 한 번 더 예정돼 있고 3차 양적 완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연초 글로벌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지역별 비중조절도 현실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하며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3조~4조원 어치 추가로 매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