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호 동양증권 IB본부장 "창의적 상품개발로 승부"
“감동적인 아이디어로 거래 구조를 짜야 합니다.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창의적인 상품을 만들어 기업 자금조달의 양극화 현상을 완화시키는 일이 지금 증권사들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권광호 동양증권 IB본부장(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초우량기업과 일반기업 간 자금조달 환경의 양극화는 한국 자본시장이 안고 있는 큰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보수화된 채권투자자들이 포스코 KT 등 초우량기업 채권은 연 3%대 이자에도 공격적으로 사는 반면 일부 중견기업 채권은 실제 신용위험보다 높은 이자를 제시해도 거들떠보지 않는 현상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이런 현상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며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를 파악하고, 주식연계증권(ELB) 등 종합적인 자금조달 방법을 제안해 기업들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도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동양증권은 신용등급 ‘BBB’급의 비우량 채권 인수 부문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결합한 패키지 형태로 두산건설과 STX조선해양의 선제적 자금조달 거래를 주관했다. 산업과 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를 갖춘 커버리지(법인영업) 인력을 활용, 적절한 시점에 거래를 제안함으로써 유동성 우려를 조기에 해소했다.

올 들어서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STX팬오션 등 해운업황 악화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들의 채권발행을 도맡았다.

권 본부장은 “위험한 투자일수록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며 “주변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위험을 최소화하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IB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동양증권 IB본부는 지난해 인수·합병(M&A) 자문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대선주조 인수 자문과 이니시스 매각 자문을 맡았고, 이니시스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골드만삭스 한국 대표를 역임한 호바트 엡스타인 부사장의 인적 네트워크에 기초한 역량 강화가 비로소 결실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2000년대 중반 본부 내 M&A 팀을 만들었지만 2009년까지 3~4년 동안은 동양생명과 한일합섬 등 동양그룹 관련 M&A 업무에만 집중했다”며 “지난해 이니시스 매각은 오랜 기간 외국계가 독식해온 시장에서 거둔 의미있는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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