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기 진정에 실물자산 반등 기대…金·원유·곡물·구리에 투자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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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펀드
증시 상승기엔 주식형…박스권에선 선물형 '유리'
인플레 위험 헤지 '장점'…높은 변동성은 유의
증시 상승기엔 주식형…박스권에선 선물형 '유리'
인플레 위험 헤지 '장점'…높은 변동성은 유의
지난해 글로벌 자산시장 최고 히트상품은 금(金)이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불안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해 7~8월 두 달간 금값은 21.7%나 상승했다. 올 들어서도 다른 대부분의 금융자산을 능가하는 상승세를 보이며 매력적인 투자상품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귀금속과 원유, 곡물 등 실물자산펀드에 대한 투자는 최근 경기 불확실성 증가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금융자산의 투자위험을 관리하는 데 유용할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 위험 헤지’라는 강력한 기능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수요 증가에 힘입어 투자 대상과 방법도 갈수록 다양해지는 추세다.
○넓어진 선택의 폭
넓은 의미의 실물자산펀드는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모든 투자수단’을 뜻한다. 부동산, 특별자산, 파생상품, 원자재 등 다양한 비금융자산이 모두 해당된다.
주로 귀금속이나 원유, 구리 등 널리 사용되는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가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미술품과 영화, 뮤지컬 등 투자 대상이 세분화되고 있다. 투자 방식도 일반 펀드뿐만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와 파생결합증권(DLS) 등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공모형 실물자산펀드의 종류는 크게 주식형과 선물형으로 나뉜다. 주식형의 경우 호주 광산업체 BHP빌리턴이나 브라질 소재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 등 원자재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블랙록월드광업주증권’과 ‘IBK골드마이닝증권’ 펀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주식에 투자하는 만큼 수익은 해당 원자재 가격 외에도 주식시장 흐름과 연동하는 경우가 많다.
선물형은 개별 원자재 선물이나 ‘묶음형’ 상품에 직접 투자한다.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 ‘미래에셋맵스로저스메탈인덱스특별자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원자재가격과 밀접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주식 투자와 병행할 경우 분산투자 효과가 크다.
증시 상승기에는 일반적으로 주식형 펀드가 선물형 펀드보다 좋은 성적을 낸다. 반대로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거나 박스권을 유지할 경우 선물형 펀드가 더 양호한 성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올해 원자재 가격과 증시가 함께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투자자라면 주식형 펀드가, 위험 분산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라면 선물형 펀드가 적합하다.
○높은 변동성 유의해야
실물자산펀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 위험의 헤지다. 가격이 오르는 대상인 실물에 투자하면 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위험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품 자체의 투자 위험이 다른 상품에 비해 작은 것은 아니다. 가격 변동성이 비교적 높고 투자 구조가 복잡한 경우가 많아 유의해야 한다. 우선 원자재로 대표되는 실물자산의 가격은 주식과 비교해 예측이 어렵고 수급 변화에 더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기후 급변은 옥수수나 대두와 같은 농산물 펀드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동의 지정학적 변화와 중국의 긴축정책은 원유 등 원자재가격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투기 성향이 강한 헤지펀드의 유출입에 따라 가격이 요동치는 경우도 많다. 기업의 중기적인 실적 전망에 기초해 움직이는 주식이나 정해진 이자를 받는 채권에 비해 실물자산 투자가 위험하게 보일 수 있는 이유다.
투자 대상 원자재 가격의 움직임과 달리 예상치 못한 손실을 낼 수도 있다. 실물자산펀드는 투자 대상이 다양하지만 투자 구조도 다소 복잡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DLS 등 새로운 상품들은 투자 구조를 한눈에 파악하는 일이 쉽지 않다. 부동산과 선박 등에 투자하는 펀드도 투자 기간이 길기 때문에 상품의 특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기존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실물자산에 투자할 때는 투자 대상을 신중하게 정해야 한다. 투자 대상별로 분산투자의 효과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구리 등 기초금속과 원유는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경기가 호황일 때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금이나 농산물은 비교적 주식시장과 낮은 상관관계를 보여 분산투자를 노릴 경우에 더 적합한 투자자산이다.
○하반기 상승 기대 높아져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은 안전자산인 귀금속을 제외한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 전망으로 위축된 중국과 유럽의 원자재 수요는 단시간 내에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물자산 가격도 당분간 빠른 반등을 예상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다소 진정되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하반기 이후 실물자산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연초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LTRO) 프로그램 시행 등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의 완화는 일부 금속과 곡물 가격의 반등을 자극했다.
경기전망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하반기에는 원자재 가격이 뚜렷한 상승 흐름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 등 이머징 국가의 유동성 완화정책이 가시화될 경우에는 본격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유럽의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한 상반기에는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유지해 주식시장 약세에 대비하는 것이 안전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반기 이후 유럽 위기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다소 풀릴 경우에는 중국 등 이머징 국가들의 긴축 완화정책에 주목하며 기초금속과 원유 투자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
정하나 <한화증권 상품전략팀 연구원 Hana27@hanwha.com>
귀금속과 원유, 곡물 등 실물자산펀드에 대한 투자는 최근 경기 불확실성 증가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금융자산의 투자위험을 관리하는 데 유용할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 위험 헤지’라는 강력한 기능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수요 증가에 힘입어 투자 대상과 방법도 갈수록 다양해지는 추세다.
○넓어진 선택의 폭
넓은 의미의 실물자산펀드는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모든 투자수단’을 뜻한다. 부동산, 특별자산, 파생상품, 원자재 등 다양한 비금융자산이 모두 해당된다.
주로 귀금속이나 원유, 구리 등 널리 사용되는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가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미술품과 영화, 뮤지컬 등 투자 대상이 세분화되고 있다. 투자 방식도 일반 펀드뿐만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와 파생결합증권(DLS) 등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공모형 실물자산펀드의 종류는 크게 주식형과 선물형으로 나뉜다. 주식형의 경우 호주 광산업체 BHP빌리턴이나 브라질 소재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 등 원자재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블랙록월드광업주증권’과 ‘IBK골드마이닝증권’ 펀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주식에 투자하는 만큼 수익은 해당 원자재 가격 외에도 주식시장 흐름과 연동하는 경우가 많다.
선물형은 개별 원자재 선물이나 ‘묶음형’ 상품에 직접 투자한다.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 ‘미래에셋맵스로저스메탈인덱스특별자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원자재가격과 밀접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주식 투자와 병행할 경우 분산투자 효과가 크다.
증시 상승기에는 일반적으로 주식형 펀드가 선물형 펀드보다 좋은 성적을 낸다. 반대로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거나 박스권을 유지할 경우 선물형 펀드가 더 양호한 성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올해 원자재 가격과 증시가 함께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투자자라면 주식형 펀드가, 위험 분산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라면 선물형 펀드가 적합하다.
○높은 변동성 유의해야
실물자산펀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 위험의 헤지다. 가격이 오르는 대상인 실물에 투자하면 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위험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품 자체의 투자 위험이 다른 상품에 비해 작은 것은 아니다. 가격 변동성이 비교적 높고 투자 구조가 복잡한 경우가 많아 유의해야 한다. 우선 원자재로 대표되는 실물자산의 가격은 주식과 비교해 예측이 어렵고 수급 변화에 더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기후 급변은 옥수수나 대두와 같은 농산물 펀드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동의 지정학적 변화와 중국의 긴축정책은 원유 등 원자재가격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투기 성향이 강한 헤지펀드의 유출입에 따라 가격이 요동치는 경우도 많다. 기업의 중기적인 실적 전망에 기초해 움직이는 주식이나 정해진 이자를 받는 채권에 비해 실물자산 투자가 위험하게 보일 수 있는 이유다.
투자 대상 원자재 가격의 움직임과 달리 예상치 못한 손실을 낼 수도 있다. 실물자산펀드는 투자 대상이 다양하지만 투자 구조도 다소 복잡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DLS 등 새로운 상품들은 투자 구조를 한눈에 파악하는 일이 쉽지 않다. 부동산과 선박 등에 투자하는 펀드도 투자 기간이 길기 때문에 상품의 특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기존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실물자산에 투자할 때는 투자 대상을 신중하게 정해야 한다. 투자 대상별로 분산투자의 효과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구리 등 기초금속과 원유는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경기가 호황일 때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금이나 농산물은 비교적 주식시장과 낮은 상관관계를 보여 분산투자를 노릴 경우에 더 적합한 투자자산이다.
○하반기 상승 기대 높아져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은 안전자산인 귀금속을 제외한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 전망으로 위축된 중국과 유럽의 원자재 수요는 단시간 내에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물자산 가격도 당분간 빠른 반등을 예상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다소 진정되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하반기 이후 실물자산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연초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LTRO) 프로그램 시행 등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의 완화는 일부 금속과 곡물 가격의 반등을 자극했다.
경기전망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하반기에는 원자재 가격이 뚜렷한 상승 흐름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 등 이머징 국가의 유동성 완화정책이 가시화될 경우에는 본격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유럽의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한 상반기에는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유지해 주식시장 약세에 대비하는 것이 안전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반기 이후 유럽 위기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다소 풀릴 경우에는 중국 등 이머징 국가들의 긴축 완화정책에 주목하며 기초금속과 원유 투자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
정하나 <한화증권 상품전략팀 연구원 Hana27@hanwh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