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파이터’ 벤 헨더슨(29·미국·사진)이 챔피언 벨트를 들고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 금의환향했다. 헨더슨은 29일 상암CGV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렸을 때부터 수련해온 태권도가 육체적인 단련에 큰 도움이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주한 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헨더슨은 지난 26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UFC 144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프랭키 에드가를 제압하고 새로운 챔피언에 등극했다. UFC는 종합격투기에서 가장 크고 권위 있는 단체로 ‘격투기의 메이저리그’로 불린다. 한국계 선수가 UFC 챔피언 벨트를 거머쥔 것은 헨더슨이 처음이다. 헨더슨은 전날 어머니 김성화 씨와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어릴 적부터 태권도를 배우고 김치를 즐겨 먹으며 한국의 피를 잊지 않았다는 그는 “김치를 너무나 좋아해 끼니 때마다 먹었다”며 “‘김치 파이터’나 ‘김치 파워’란 별명 모두 맘에 든다”고 말했다. 또 “한국 혈통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어릴 적에 인종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흑인인 동시에 한국인이라고 답했다. 한국인 어머니 덕분에 자연스럽게 한국인의 피가 녹아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글 문신을 새길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다며 “몸에 새긴 ‘힘’과 ‘명예’라는 글자의 의미를 잊지 않으려 한다. 명예가 결여된 시대에 명예를 갖고 살아가고 싶어서 이 문신을 새겼다”고 설명했다.
태권도에 대해서는 “파이터로서 기술적인 베이스는 무에타이지만 태권도와 섞어 쓰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을 당황스럽게 만든다”며 “태권도의 엄격함이 맘에 들고 정신수양에도 도움이 된다”고 얘기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