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SK이노베이션 호남석유 등이 지난 4분기 실적부진에도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 바닥이 확인되면 주가는 반등한다며 실적개선 기대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있다.

6일 오후 1시21분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전거래일보다 1250원(4.33%) 오른 3만100원을 기록 중이다. 부진한 4분기 실적발표에도 닷새째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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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은 지난 3일 4분기 영업이익이 165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3.1%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3조1890억원으로 10.3% 줄었으며, 당기순이익은 663억원을 기록해 61.6%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에 이어 대우조선해양까지 대형 3사가 부진한 실적을 내놨지만, 이날 조선주들은 상승하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형 3사의 4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분기보다 적게는 0.9%포인트, 많게는 3.1%포인트까지 하락했다"며 "2009~2010년 저가수주 물량의 매출반영으로 올 상반기에도 수익성 저하가 이어질 것이지만, 하반기에는 해양부문 수주증가 영향이 실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기 때문에 상반기가 조선주의 비중을 확대할 시점이란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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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연구원은 "조선주는 과거 2003년 4분기부터 1년간 주가가 하락했다"며 "수익성 둔화는 2005년까지 이어졌지만 주가 바닥은 2004년 3분기였다"고 전했다. 실적바닥이 가시화된 이후 주가는 반등을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전거래일에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도 5거래일 연속 오르고 있다.

최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은 예상치를 밑돌았다"면서 "정제마진 하락과 제품 스프레드 하락 등으로 주요 사업부의 이익이 감소하고 퇴직금 단수제 도입으로 일회성 비용(2150억원) 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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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분기에는 큰 폭의 실적개선을 기대했다. 최 연구원은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6.0%, 114.6% 증가한 17조9525억원, 7363억원으로 예상된다"면서 "유가 상승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과 계절적 수요증가에 따른 제품가격 상승, 일회성 비용 소멸 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적개선 기대주들의 선전은 현재의 유동성장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 장세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확정된 실적이 좋지 않은 업종들이 살아난다"며 "유동성 장세에서 시장은 당장의 경기가 아니라 미래의 경기 반등 기대감에 주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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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팀장은 "외국인은 1단계 시가총액 상위주 중심의 시장 베팅, 2단계 경기민감형 실적 반등 업종 베팅, 3단계 업종 내 저평가 종목 베팅의 순서를 밟는데 현재는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