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모바일 메신저 '틱톡'의 김창하 매드스마트 대표(33)를 다시 만났다. 지난해 11월14일 그를 만난지 2개월 보름 만이다. 그동안 틱톡의 누적 다운로드 규모는 두배가량 급증하면서 1400만건에 육박하고 매드스마트의 사무실도 선릉역 인근 구석진 주택의 작은 방에서 역세권 건물의 넓은 공간으로 옮겼다.

김 대표 개인에게는 없었던 명함이 생겼고 '카카오톡을 긴장케 한 메신저를 만든 인물'로 언론의 주목을 잇따라 받는 등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그의 아이폰3GS의 화면은 여전히 깨져 있었고 수익 모델 부재에 대한 고민과 향후 사업 전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금 고민이 뭡니까?"

고깃집으로 자리를 옮긴 뒤 대뜸 이런 질문을 한 기자에게 김 대표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IT 벤처를 하는 것이 참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는 "고깃집은 얼마를 투자한 뒤 얼마 벌었는지 잃었는지 알 수가 있지만 우리는 투자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 없다. 성공하지 못하면 물거품처럼, 남는 것이 없는 사업"이라고 했다.

수익 모델의 부재에 대한 고민과 시도하고 있는 신규 서비스의 성공 여부에 대한 고뇌다.

하지만 틱톡의 성과는 그동안 좋았다.

누적 다운로드는 베타 서비스 출시 6개월만에 1400만건 돌파를 앞두고 있고 삭제 사례 등을 제외한 '유니크 다운로드'도 1000만건을 상회한다. 액티브 이용자 수도 800만~850만명이다. 틱톡이 5개월만에 달성한 1000만 돌파는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도 1년이 지나서야 달성한 성과다.

틱톡은 사용자 규모 면에서 카카오톡과는 큰 격차가 있고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기업의 서비스가 기록한 다운로드 건수보다도 100만~200만 가량 적은 수치를 확보했지만 실제 사용률 면에서는 사실상 2위에 해당한다는 평가도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또 초기 자본금이었던 3억5000만원은 소진했으나 추가 투자 유치도 막바지 단계에 이르는 등 순조로운 상황이다. "EIR(Entrepreneur in residenceㆍ예비창업가) 자격으로 6개월가량을 보내다가 '이거 한번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으로 뚝딱뚝딱 만들었다"는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놀라운 성과다.

김 대표가 틱톡을 통해 꿈꾸는 것은 모바일 메신저에서 모바일 SNS로의 진화다.

다음 카페나 싸이월드 클럽과 같은 틱톡의 커뮤니티 서비스인 '모임'은 누적 모임 수 70만개를 넘었고 월간 페이지뷰(PV)는 3억건이다.

페이스북 담벼락이나 트위터와 유사한 '구름(베타)'은 출시 2개월만에 누적 구름 수 50만개를 넘었고 월간 PV 2억3000만, 순방문자수(UV)는 일 평균 9만명이다.

"목표요? 일단 국내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꺾는 겁니다"

김 대표의 당찬 목표다. 틱톡은 최근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 상반기 내 '구름' 사용자가 200만명을 넘어서고 월 10억 이상의 PV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목표는 '꿈' 같은 말도 아니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트위터의 UV는 1029만명, PV는 1억5556만회다. 페이스북 UV는 3124만명, PV는 30억3529만회로 집계됐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모바일 부문 집계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광고 수익과 직결되는 틱톡의 PV는 이들과 경쟁을 시도할 수 있는 상당한 수준인 셈이다.

앞서 카카오톡이 지난해 4월 서비스 1년만에 사용자수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밝힌 목표도 '페이스북, 트위터와 경쟁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카카오톡과 틱톡은 서로 다른 길을 향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앱 자체에서 다자간 채팅은 가능하지만 페이스북, 트위터처럼 사용자 간 연속성 있는 소통이 가능한 공간을 선보이지는 않았다. 틱톡은 카카오톡이 주력하고 있는 메시징 분야를 따라가면서 SNS 기능으로 틈새를 뚫는다는 구상이다.

또 틱톡과 카카오톡이 수익을 얻는 길도 상당히 다를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카카오톡은 수익 모델로 이모티콘, 모바일 상품권, 기업이나 연예인이 사용자에게 콘텐츠나 이벤트 메시지를 보내는 '플러스친구'를 안착시키고 있으나 틱톡은 페이스북과 유사한 형태의 '광고'를 수익 모델화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PC웹에서 SNS를 시작한 것과 달리 우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시작했다"며 "태생이 다른 서비스가 향후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시장과 사용자가 결정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