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똑같은 날 똑같은 정수기가…
서로 "우리것 베꼈다" 주장
이 회사가 지난 2년간 연구해 출시한 이 제품은 미생물과 대기전력 소모 문제를 안고 있던 온수 탱크를 없애고 1.8ℓ짜리 대용량 전기포트를 사용, 정수한 물을 바로 끊여 마실 수 있는 제품. 정수기에는 온도 조절 레바가 달려 있어 필요한 온도로 물을 데울 수 있게 했다.
웅진코웨이(대표 홍준기)도 이날 같은 시간에 GS홈쇼핑을 통해 똑같은 특징을 가진 신제품 ‘에코포트(eco-pot) 정수기(CHP-290N)’를 출시했다. 이 제품도 한경희생활과학 제품과 같이 온수 탱크를 없애고 전기 포트로 물을 끊여 바로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두 제품은 임대 가격과 성능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동소이하다. 임대료는 웅진코웨이 제품이 월 2만4900원으로 한경희생활과학(1만9900원)보다 5000원 비싸다. 계약금과 등록금, 가입비는 없고 둘 다 설치비는 3만원.
웅진코웨이는 “서비스 주기가 3개월로 한경희생활과학(4개월)보다 짧고 필터도 더 고급 제품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경희생활과학은 “웅진코웨이 신제품은 물을 90도 이상 정해진 온도로 받아 쓸 수 있지만 한경희 제품은 가격이 싸고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가격은 다르지만 똑같은 기능의 제품을 똑같은 날, 똑같은 시간에 내놓게 된 배경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웅진 관계자는 “한경희 측이 당초 2월 초에 제품을 출시하려던 것을 우리 회사가 1월 말 제품을 출시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후발업체인 만큼 이런 방식의 노이즈 마케팅을 하려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경희생활과학 측은 펄쩍 뛰고 있다. 한 관계자는 “출시 시기를 바꾼 적이 없고 홈쇼핑 측에 시간을 바꿔달라고 할 만큼 힘이 있는 것도 아니다”며 “웅진에서 견제하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맞춘 게 아니라면 우연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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