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건설경기 불황으로 쌍용건설 몸값이 낮아진 상황이라 우리사주조합이 회사 경영권을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사주조합 관계자는 30일 “쌍용건설 인수 후보 중 건설사 경영 능력이 검증된 곳이 거의 없다”며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이뤄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기업 중 우리사주조합과 사전 협의를 한 곳도 없었다”며 “이런 회사들보다 우리사주조합이 기업을 경영하면 회사 발전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랜드 부영 일진그룹 MW그룹 JKL 아지아 등 6개사가 쌍용건설 LOI를 제출했다.

우리사주조합은 쌍용건설 인수·합병(M&A)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매각 대상 지분 1490만6000주(50.07%) 중 24.72%를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안한 인수가격과 똑같은 값으로 인수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어서다. 우리사주조합은 쌍용건설 지분 16%를 확보하고 있어 경영권이 다른 회사에 매각되더라도 2대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우리사주조합은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사주조합 관계자는 “2008년 매각 당시 사모펀드인 H&Q와 컨소시엄을 이뤄 7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경험이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우리사주조합의 우선매수청구권 지분 가치는 30일 종가(7300원)로 537억원 규모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100% 추가해도 100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2008년 매각 당시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동국제강이 제안한 인수가격(주당 3만1000원)의 4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마켓인사이트 1월30일 오전 9시33분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