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부는 ‘현대자동차’ 경계론 … 세계 자동차 시장 ‘빅5’ 생존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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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5일부터 ‘일본차 재출발’을 주제로 시리즈를 내보내고 있다. 4년 만에 세계 자동차업계 선두 자리를 내준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위기를 반영하는 기획물이다. 2007년부터 4년간 세계 자동차시장 1위를 지켜온 도요타자동차는 대량 리콜사태에 이은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지난해 4위(판매 기준)로 내려앉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차의 시장 점유율 하락과 관련, “코스트 경쟁력을 높여온 한국차 및 유럽차들에 시장을 뺏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최대 종합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도 28일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을 전망한 흥미있는 기획 기사를 썼다. 세계 자동차시장이 ‘5강 체제’로 재편돼 생존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659만대를 팔아 ‘빅5’에 진입한 현대차를 일본 메이커들의 가장 무서운 경쟁사로 지목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차 업체들의 부진 배경과 관련, “현대차가 원화 약세에다 품질 및 디자인 부문의 개선을 배경으로 경쟁력이 높아졌다” 고 평가한 뒤 “현대차가 일본차 및 유럽차를 웃도는 평가를 얻으며 세계 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요즘 일본 매스컴에선 연일 현대자동차 관련 기사를 볼 수 있다. 지난주 3일간 현지 취재를 하는 기간에도 신문과 방송을 통해 현대차 기사를 접할 수 있었다. 일본이 지난해 31년 만에 무역적자를 냈다는 경제기사에도 현대차와 삼성전자의 얘기는 어김없이 등장했다.
매스컴뿐 아니라 자동차 업체들의 현대차에 대한 경계감은 훨씬 더 컸다. 지난 27, 28일 방문한 도요타자동차 본사에서도 현대차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일본에서 근무하는 동안 도요타 시에 있는 도요타자동차 본사를 여러차례 취재했지만 그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현대차를 높이 평가했다.
도요타는 2010년 초 미국에서 발생한 대량 리콜사태 이후 한국 업계나 언론 관계자들에게 본사 접근의 문호를 열지 않았다. 이번 방문도 오랜 지인들의 도움을 얻어 성사될 수 있었다. 도요타 본사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들은 현대차의 성능과 디자인이 최근 3,4년 사이 너무 좋아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냥 하는 빈말이 아니라 진정으로 현대차를 높이 평가하고, 두려움을 갖고 있는 듯했다.
일본에서 근무하던 2006년께 일본 언론들은 연일 ‘삼성 경계론’을 폈다. 지금처럼 삼성의 기술이 혁신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다면 조만간 소니, 마쓰시타를 제치고 세계 최고 IT(정보기술) 업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현지 언론의 예측대로 삼성전자는 2010년께부터 일본 전기전자 업체들을 추월해 세계 최고 IT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취재 기간 중 일본 업계와 언론에서 나온 현대차의 평가는 5년 전 삼성전자와 비슷했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가 5년 안에 세계 자동차 업계의 ‘왕좌’에 오를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동차는 그 나라 제조업의 토털 경쟁력인 만큼 IT업계보다 더 경쟁이 치열하고 선두사를 따라잡기가 어렵겠지만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일본 자동차 업계의 자신감도 느꼈다. 지난해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에도 불구하고 작년 4분기 이후 도요타는 후유증에서 벗어나 정상을 되찾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올해 전성기의 경쟁력을 다시 회복할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았다.
일본에서 자동차업계 전문기자로 손꼽히는 사이죠 쿠니오 니혼게이자이신문 편집위원은 25일자 ‘강한 도요타는 부활할까’ 칼럼에서 도요타의 부활을 점치는 기사를 썼다. 사이죠 위원은 올해가 강한 도요타의 부활 ‘원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도요타자동차 부활 배경을 두 가지로 꼽았다. 우선 도요타가 강한 미국과 일본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쟁 자동차업체들이 강한 중국,유럽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 시장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시장에서 급성장했던 현대차가 올해는 신차 출시가 적어지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점쳤다.
사이죠 위원은 하이브리드 차의 대중화도 도요타자동차에 호재가 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등에서 하이브리드차의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기술에서 한발 앞선 도요타자동차에 호기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 국내의 경우 올 들어 신차 세 대 중 한 대가 하이브리드 차일 정도로 보급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그는 향후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극동의 ‘빅3’ 대결로 좁혀질 것으로 예측했다. 도요타와 현대차, 닛산차 등 아시아 3대 메이커들의 자동차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승자로 남을 것인가. 현대차가 제2의 ‘삼성전자’가 될지, 세계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도요타시(일본)=최인한 한경닷컴 뉴스국장
한경닷컴 최인한 기자 janus@hakyung.c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차의 시장 점유율 하락과 관련, “코스트 경쟁력을 높여온 한국차 및 유럽차들에 시장을 뺏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최대 종합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도 28일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을 전망한 흥미있는 기획 기사를 썼다. 세계 자동차시장이 ‘5강 체제’로 재편돼 생존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659만대를 팔아 ‘빅5’에 진입한 현대차를 일본 메이커들의 가장 무서운 경쟁사로 지목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차 업체들의 부진 배경과 관련, “현대차가 원화 약세에다 품질 및 디자인 부문의 개선을 배경으로 경쟁력이 높아졌다” 고 평가한 뒤 “현대차가 일본차 및 유럽차를 웃도는 평가를 얻으며 세계 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요즘 일본 매스컴에선 연일 현대자동차 관련 기사를 볼 수 있다. 지난주 3일간 현지 취재를 하는 기간에도 신문과 방송을 통해 현대차 기사를 접할 수 있었다. 일본이 지난해 31년 만에 무역적자를 냈다는 경제기사에도 현대차와 삼성전자의 얘기는 어김없이 등장했다.
매스컴뿐 아니라 자동차 업체들의 현대차에 대한 경계감은 훨씬 더 컸다. 지난 27, 28일 방문한 도요타자동차 본사에서도 현대차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일본에서 근무하는 동안 도요타 시에 있는 도요타자동차 본사를 여러차례 취재했지만 그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현대차를 높이 평가했다.
도요타는 2010년 초 미국에서 발생한 대량 리콜사태 이후 한국 업계나 언론 관계자들에게 본사 접근의 문호를 열지 않았다. 이번 방문도 오랜 지인들의 도움을 얻어 성사될 수 있었다. 도요타 본사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들은 현대차의 성능과 디자인이 최근 3,4년 사이 너무 좋아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냥 하는 빈말이 아니라 진정으로 현대차를 높이 평가하고, 두려움을 갖고 있는 듯했다.
일본에서 근무하던 2006년께 일본 언론들은 연일 ‘삼성 경계론’을 폈다. 지금처럼 삼성의 기술이 혁신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다면 조만간 소니, 마쓰시타를 제치고 세계 최고 IT(정보기술) 업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현지 언론의 예측대로 삼성전자는 2010년께부터 일본 전기전자 업체들을 추월해 세계 최고 IT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취재 기간 중 일본 업계와 언론에서 나온 현대차의 평가는 5년 전 삼성전자와 비슷했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가 5년 안에 세계 자동차 업계의 ‘왕좌’에 오를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동차는 그 나라 제조업의 토털 경쟁력인 만큼 IT업계보다 더 경쟁이 치열하고 선두사를 따라잡기가 어렵겠지만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일본 자동차 업계의 자신감도 느꼈다. 지난해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에도 불구하고 작년 4분기 이후 도요타는 후유증에서 벗어나 정상을 되찾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올해 전성기의 경쟁력을 다시 회복할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았다.
일본에서 자동차업계 전문기자로 손꼽히는 사이죠 쿠니오 니혼게이자이신문 편집위원은 25일자 ‘강한 도요타는 부활할까’ 칼럼에서 도요타의 부활을 점치는 기사를 썼다. 사이죠 위원은 올해가 강한 도요타의 부활 ‘원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도요타자동차 부활 배경을 두 가지로 꼽았다. 우선 도요타가 강한 미국과 일본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쟁 자동차업체들이 강한 중국,유럽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 시장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시장에서 급성장했던 현대차가 올해는 신차 출시가 적어지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점쳤다.
사이죠 위원은 하이브리드 차의 대중화도 도요타자동차에 호재가 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등에서 하이브리드차의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기술에서 한발 앞선 도요타자동차에 호기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 국내의 경우 올 들어 신차 세 대 중 한 대가 하이브리드 차일 정도로 보급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그는 향후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극동의 ‘빅3’ 대결로 좁혀질 것으로 예측했다. 도요타와 현대차, 닛산차 등 아시아 3대 메이커들의 자동차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승자로 남을 것인가. 현대차가 제2의 ‘삼성전자’가 될지, 세계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도요타시(일본)=최인한 한경닷컴 뉴스국장
한경닷컴 최인한 기자 janus@hakyung.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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