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도심 아울렛' 진출…롯데와 경쟁
지난해 말 대전시 용두동에 지하 2층~지상 6층, 연면적 9만㎡ 규모로 개장한 대전복합터미널. 일반 터미널 상가처럼 분식점 위주의 식당가와 편의점, 선물 가게 등이 자리잡은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영문으로 ‘신세계 스타일 마켓’이라고 적힌 조그만 표지판이 눈에 들어 왔다. 신세계백화점이 ‘아울렛형 복합스토어’를 표방하며 대전복합터미널 서관 2층에 영업면적 9000㎡ 규모로 문을 연 패션·잡화 전문점이다.

아울렛이라고 하지만 실내 인테리어와 점포 구조는 서구식 고급 쇼핑몰을 연상시켰다. 일반 백화점과 달리 중앙에 있는 매장 사이 경계벽을 천장 높이까지 마감해 2층 전체를 복도를 따라 양쪽에 매장들이 연이어 늘어선 몰처럼 꾸몄다. 스포츠·아웃도어·남성복, 캐주얼, 여성복, 구두·화장품·가방 등 상품군별로 천장과 매장 분위기를 다르게 연출한 것은 홍콩의 명품 쇼핑몰 엘리먼츠몰을 닮았다. 매장을 찾은 이경자 씨(50)는 29일 “처음 왔을 때는 백화점인 줄 알았다”며 “매장 직원들에게 아울렛이란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신세계 스타일마켓 대전점은 신세계백화점의 첫 아울렛형 점포다. 신세계첼시가 경기 여주와 파주에 명품 중심의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반 패션브랜드 위주의 도심형 아울렛을 개장한 것은 처음이다. 백화점이 도심에 아울렛을 연 것은 광주와 대구에서 도심형 아울렛 3곳을 운영하는 롯데백화점에 이어 두 번째다.

국내 시장 포화로 대형 백화점이 들어설 만한 상권이 드물어진 상황에서 롯데백화점에 이어 신세계도 중소 상권에 대한 새로운 도심 출점 모델로 아울렛을 선택한 것이다. 신세계의 가세로 롯데와 이랜드 등이 경쟁하는 도심형 아울렛 경쟁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신세계가 백화점 패션브랜드를 따로 떼어내 전문점 형태로 선보인 적은 있었다. 2010년 7월 이마트 성남점 2층에 ‘스타일마켓 성남점’을 열었다. 성남점은 규모(영업면적 4628㎡)가 대전점의 절반 수준이고, 40여개 입점 브랜드 모두 기존 백화점과 동일한 신상품을 파는 일반 매장이다.

반면 대전점은 87개 입점 브랜드 중 55%가 이월 상품을 40~70% 싸게 파는 아울렛 매장이다. 나머지 일반 매장 중 상당수는 브랜드들이 기존 제품보다 가격을 20~30% 싸게 개발한 ‘서브 브랜드’들이다. ‘제니아 바이 금강’(구두), ‘지오다노 에센셜’(캐주얼), ‘본 지플로어’(남성복) 등이 대표적이다.

최종배 스타일마켓 대전점장은 “소비자들에게 고급 백화점 수준의 서비스와 쇼핑 환경을 제공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제안하는 것이 스타일마켓의 컨셉트”라며 “사전에 지역 주민들이 선호하는 가격대와 브랜드를 조사하는 등 지역 상권 특성을 반영해 브랜드와 상품군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최 점장은 “개점 한 달 매출이 70억여원으로 목표치의 140% 수준”이라며 “올해 매출 목표인 5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전=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