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수 "GS에너지, 中·동남아서 다양한 신사업 발굴할 것"
“아직은 먼 일입니다. GS에너지 자체로 충분히 지속가능한 자본을 축적할 수 있을 때 해야 하겠죠.”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사진)은 최근 기자와 만나 중장기적으로 GS에너지를 상장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GS에너지가 수행하는 큰 프로젝트들은 합작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GS에너지 밑에 새로운 사업들이 잘 되면 그것부터 기업공개(IPO)를 할 수도 있다”며 “GS에너지 자체의 기업공개는 시간을 두고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일각에서는 GS에너지가 투자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맡으며 상장할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GS칼텍스가 미국 정유회사 쉐브론과 50 대 50으로 지분을 보유한 합작회사여서 직접 상장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GS에너지는 자본금 2500억원, 총자산 4조3880억원으로 올해 1월1일 출범했다.지주회사 (주)GS의 100% 자회사로 물적 분할을 통해 설립했다. (주)GS 소유의 GS칼텍스 지분 50%도 갖고 있다. 이로써 GS칼텍스는 기존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사업에 집중하고 GS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대체에너지 등 에너지 관련 신규 성장사업을 전담하게 됐다.

GS칼텍스가 보유한 각종 연구·개발(R&D) 부문과 연료전지, 바이오디젤 등 에너지 관련 회사들은 GS에너지 자회사로 편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가스 공급사업을 하는 해양도시가스, 서라벌도시가스나 발전회사인 GS파워, 전지 관련 GS퓨얼셀, GS나노텍, 바이오디젤 관련 GS바이오, 폐자원 에너지화 사업을 하는 GS에코메탈 등이 그 대상이다. 나완배 GS칼텍스 사장을 지난달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GS에너지 대표이사를 맡게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허 회장은 GS에너지의 역할에 대해 “가스와 전력사업, 자원개발(E&P)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정유와 관련한 전략적 해외 사업도 기회가 되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GS칼텍스가 100% 담당하고 있지만 해외는 파트너인 쉐브론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어 GS칼텍스가 하면 서로 경쟁하는 우스운 모습이 된다”며 “GS에너지는 그런 제약이 없는 만큼 사실 (출범엔) 그런 목적이 더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나완배 GS에너지 부회장은 “GS칼텍스는 쉐브론과 협의해야 하지만 GS에너지는 독자적으로 결정이 가능하다”며 “다양한 에너지 사업을 위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지금은 씨를 뿌리는 단계로 4, 5년 후엔 40조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큰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해외 사업에 대해서도 의욕을 보였다. 그는 “아직은 계획 단계지만 중국, 동남아, 호주 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아무래도 친근한 시장인 만큼 그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GS칼텍스는 중국 칭다오, 옌타이, 지난 등에 차량정비시설과 편의점, 세차시설 등을 구비한 복합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고 인도엔 윤활유 판매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등에서 벌이고 있는 유전개발 사업은 GS에너지로 옮겨올 것으로 전해졌다.

허 회장은 “2013년 완공하는 제4중질유 분해시설(VGO FCC)뿐 아니라 GS칼텍스는 석유화학 쪽에 투자를 많이 할 것”이라며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총 1조1000억원이 투입되는 제4중질유 분해시설을 완공하면 GS칼텍스는 국내 최대인 하루 평균 26만8000배럴의 고도화 처리 능력을 갖추게 된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