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에게 창조경영의 지혜를 배운다
시와 경영. 언뜻 보면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상상력과 창의력이다. 시는 ‘상상력의 보고(寶庫)’. 세밀한 관찰력과 풍부한 감수성, 상상력은 시인의 필수 덕목이다. 창조와 혁신은 이 시대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화두다.

문학경영연구원이 3월6일부터 문을 여는 ‘리터매너스(Litermanus) CEO 과정’은 이런 접점에서 출발했다. Litermanus는 Literature(문학)에 Management(경영)의 어원인 ‘Manus’를 합친 신조어로 ‘문학경영학’이란 뜻. ‘시를 통해 경영의 지혜를 배운다’는 게 설립 취지다.

이번 강좌에는 유안진 오세영 김용택 도종환 안도현 이지엽 이덕규 등 내로라하는 시인들이 참여한다. 자신의 관찰법과 생각법, 상상력을 전수하며 기업인들이 ‘생각의 힘’을 키우고 경영에 필요한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도록 돕는다.

12주 과정의 프로그램은 관찰 생각 상상 등 3단계로 나뉜다. 먼저 시인들의 관찰법을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공부한다. 다음으로 시인들이 사물에 어떤 방식으로 의미 부여를 하고, 새로움을 드러내는가를 배운다. 창조적인 제품과 새로운 경영방식을 발견하자는 것이다.

시인들의 상상 방법도 배운다. 강의만 듣는 게 아니라 직접 시를 쓰고 토론함으로써 시인들의 사고법을 체득한다. 작품이 좋으면 시인으로 등단하는 코스도 밟게 된다.

시인인 황인원 문학경영연구원 대표(경기대 국문과 교수)는 다양한 경영 사례를 통해 시를 기업 현장에 접목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황 대표는 “그동안 학생들과 기업체 임원들에게 시 창작법을 가르치면서 사고력 증진에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시인처럼 관찰하고 생각하고 상상하다보면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생각이 샘솟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리더들은 훌륭한 시각과 관점을 갖고 있고 시를 쓸 수 있는 능력도 충분히 갖췄다”며 “이번 강좌가 기업인들의 창조적인 사고를 키워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의 등록금은 495만원(부가세 포함)이며, 모집 인원은 25명 내외다. 한국문화예술진흥협회 사이트(www.korart.or.kr) 내 문학경영연구원에서 등록하면 된다.(02)302-3144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