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출마를 놓고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장고하고 있다. 지역구(대구 달성)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수도권이나 비례대표 출마를 요구하는 당내 여론이 만만치 않아서다.

쇄신파 권영진 의원은 25일 4·11 총선에서 박 위원장의 지역구 출마 여부에 대해 “박 위원장은 국가 지도자로 가려는 분이기에 지역구에 얽매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영남과 대구 민심도 둘러봤는데 박 위원장이 지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 집착해야 한다는 여론은 아니었다”며 지역구 불출마를 촉구했다. 그는 “정말 승부수를 띄운다면 수도권에 나올 수도 있다”며 “다만 수도권에 나오면 전국적인 선거 지원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비례대표로 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친이(친이명박)계인 정몽준 전 대표와 쇄신파 등에서는 박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18일 박 위원장을 겨냥해 “야당은 당 지도급 인사들이 영남, 서울 강남 등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뺄셈 정치만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박 위원장이 비례대표로 가는 ‘배수진’을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가 비례대표로 간다면 20번 정도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