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코스피지수는 1% 이상 급등하며 1950선에 바짝 다가섰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며 저평가된 대형주에 관심에 가져볼 것을 조언했다.

박승영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되살아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이어진 데다 중국의 경기회복세에 대한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상당히 개선됐다"며 "설 연휴 이후에도 속도가 다소 늦춰질 수는 있지만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장세에서는 최우선적으로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을 고려해야 한다"며 "대형주 가운데서 상대적으로 덜 상승한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중국 정부의 지급준비율 인하 가능성 등 내수진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며 "설 연휴 기간 동안 중국 등 해외 정부의 정책기조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단기 급등에 따라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수세가 1조원을 이상 몰리며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며 "추세적인 기조를 판단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태지만 2000선 부근에서는 상승 탄력이 상당히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곽 연구원은 "현 지수 수준은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미리 반영한 것"이라며 "가능성은 낮지만 각국 정부들의 정책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일시적인 조정 이상의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올 들어 개인들의 매도 규모가 4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을 고려할 때 지수 하락 시 개인을 중심으로한 저가 매수세가 들어올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동성 장세에서는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를 1차적으로 장바구니에 담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 연구원은 "IT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들에는 순환매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경기 기대감이나 중국 등 모멘텀이 걸려 있는 업종들은 한번 씩 매기가 몰릴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금융이나 조선업종이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 있기 때문에 살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