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공업화 50년] 중화학 메카 울산, 과학ㆍ녹색 입혀 소득 5만弗 도시로…
1962년 2월3일 울산 남구의 조용한 어촌마을인 매암동 납도마을(지금의 효성 울산공장 동쪽언덕)에 지축을 뒤흔드는 굉음이 울려퍼졌다. 당시 국가재건 최고회의 의장이었던 고 박정희 대통령이 이날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공업단지인 울산공업센터 기공식을 열고 한국 중화학공업 탄생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던 것이다.

[울산 공업화 50년] 중화학 메카 울산, 과학ㆍ녹색 입혀 소득 5만弗 도시로…
50년이 지난 2012년 울산은 국내 광공업 생산액의 13.6%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제1의 산업도시로 상전벽해(桑田碧海)했다. 50년 전 생산공장이라고는 젤리 등의 소재인 한천(寒天)을 만드는 삼양사 하나밖에 없던 울산에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에너지, 에쓰오일 등 세계 굴지의 대기업들이 몰려있는 산업메카로 발전했다.

“이곳 울산에서 4000년 빈곤의 역사를 씻고 민족 부활을 마련하겠다”던 박 전 대통령의 꿈이 현실화된 것이다. 1962년 어육(魚肉), 한천 등을 팔아 26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던 울산은 급격한 공업화 덕분에 지난해 대망의 수출 1000억달러를 달성, 국내 제1의 수출도시로 우뚝섰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울산의 3대 주력산업은 국가 중추산업으로 발전하면서 울산은 자연스럽게 국내 제1의 부자도시로 자리잡았다. 당시 8만5000여명이었던 울산 인구는 현재 114만여명으로 13배나 불어났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5400만원으로 서울(2737만원)의 2배 가까운 수준에 달한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일반 근로자들까지 주말이나 휴일에 골프를 치고 다양한 외식산업이 서울 못지않게 발전한 곳이 바로 GRDP 1인당 소득 4만달러의 울산”이라며 “울산의 발자취는 살아있는 근대화 50년의 역사”라고 평가했다.

울산은 역사적인 공업센터 지정 50년 만에 이뤄진 자동차 석유화학 산업부문 전국 1위, 조선해양 세계 1위의 거대 저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 100년을 준비한다는 각오다.

“50년을 먹여살린 중화학공업에 첨단 과학과 녹색을 입혀 1인당 소득 5만달러가 넘는 풍요로운 그린 스마트형 경제 자족도시로 발전시키자”는 것이 박맹우 울산시장이 던지는 ‘울산 신르네상스다’다.

울산시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의 세계적인 산업인프라를 고부가 가치화, 스마트 그린화, 융복합화를 통해 글로벌 산업 선도도시로 또 다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석유화학산업은 2020년까지 생산액 132조원과 수출액 550억달러의 세계 5위 석유화학산업 메카로 발전시킨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울산시는 그린에너지,연료전지 등 차세대 전략산업의 핵심이 될 테크노산단과 하이테크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산업근대화를 이끈 한국경제의 성지 울산에서 신산업을 일으켜 1인당 소득 5만달러가 넘는 풍요로운 미래 100년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