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수입차, 부유층만 탄다는 고정관념 깨져"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과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브랜드 및 디자인을 찾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사진)은 ‘수입차 10만대 시대’를 맞은 것과 관련,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10만5037대. 모델 종류는 모두 340여개였다. 김 사장은 “그만큼 사회가 다양화되고 소비자들이 자기만의 개성을 찾아가면서 획일적인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는 양상”이라고 했다. “자동차 구매기준이 예전에는 가격과 수리비, 유지비 등 주로 경제적 요인이었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브랜드, 디자인, 성능, 애프터서비스(AS) 등을 따진다”고 분석했다.

김 사장은 지난1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BMW코리아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수입차 시장 동향과 전망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2000cc 안팎 인기”

김 사장은 “수입차는 부유층이 탄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고가차보다 2000㏄안팎의 중소형 수입차가 더 많이 팔리고, 30~40대의 젊은층이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 중 2000㏄ 미만 차량은 4만4334대로 전체의 42.2%를 차지했다. 고객 연령층은 30대가 34.4%로 가장 많았다.

그는 조만간 국산차와 수입차를 구분하는 개념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내수시장이 150만대에 이르고 300만대 이상을 수출하는 세계 4위의 자동차 강국인 데도 수입차와 국산차를 구분하는 개념이 아직 남아 있다”며 “소형차, 중형차, 대형차 등 세그먼트별로 시장을 구분하는 ‘성숙한’ 시장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형·디젤·친환경이 3대 화두”

올해 자동차 시장의 3대 키워드로 소형, 디젤, 친환경을 꼽았다. “소형차와 디젤 중심의 연비가 뛰어난 배기량 2000㏄ 안팎의 친환경 차량이 더욱 각광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연령층과 직업군도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BMW코리아는 이런 트렌드를 예상해 올해 4개 차종의 신차 판매 계획을 확정했다. 2월 ‘뉴 3시리즈’를 출시하고 하반기 ‘1시리즈 해치백’을 선보인다. 앞서 이달 초 2000㏄ 디젤엔진을 장착한 ‘미니’를 내놨다. 하반기에는 미니 로드스터도 론칭할 예정이다. 미니는 지난해 전년 대비 93% 증가한 4282대가 팔려 소형 수입차 돌풍을 주도했다. BMW코리아는 지난 15일 신호모터스와 딜러 계약을 맺었다. 연내 2~3개를 더 확충할 예정이다.

◆“AS 투명성과 객관성 높여야”

BMW가 수입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BMW의 이미지가 한국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했다. 모던하면서 역동적이고, 도전적인 키워드가 융합된 BMW의 브랜드 이미지가 한국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잘 어울린다는 얘기다.

김 사장은 수입차 시장이 한 단계 성장하려면 AS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가지 수리비’라는 잘못된 인식을 업계 스스로 깨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삼정KPMG에 의뢰해 1개월간 서비스센터의 모든 오퍼레이션 시간과 공임 등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를 만들었다”며 “누구든지 요구하면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시민’으로서 역할도 강조했다. 실천을 위해 지난해 ‘BMW코리아 미래재단’을 발족했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차를 한 대 살 때마다 3만원씩 기부하면 딜러 3만원, BMW파이낸스코리아 3만원, BMW코리아 3만원 등 총 12만원을 재단에 기부,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김 사장은 “고객 참여율이 50%를 넘어서고 있다”고 전했다.

장진모/전예진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