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성장과 행복의 따로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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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늘어도 실질가계소득 퇴보
성장열망 사라지고 복지가 대체
약화된 고용·교육기능 되살려야"
강석훈 < 성신여대 교수·경제학 객원논설위원 >
성장열망 사라지고 복지가 대체
약화된 고용·교육기능 되살려야"
강석훈 < 성신여대 교수·경제학 객원논설위원 >
최근 한국 사회는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경제성장에 대한 열망이 약화되고, 경쟁력 제고에 대한 열망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정부가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높다고 자랑해도 국민들은 대부분 시큰둥하고, 미래를 위해 경쟁력을 강화하자고 해도 귀 기울여 듣는 국민들이 많지 않다. 한국경제가 달성한 무역 1조달러가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를 설명해도 국민들은 그저 남의 일인 양 무신경하게 바라볼 뿐이다.
성장과 경쟁력에 대한 열망이 희미해진 빈 공간에는 복지와 공존이라는 용어가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과정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복지를 통해 성장을 달성할 수 있고, 공존을 통해 함께 경쟁력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설명을 곁들인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마치 전혀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새로운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처럼, 어둠 속에서 새로운 한줄기 빛을 찾은 것처럼 빠르게 새로운 오아시스와 빛의 신기루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 사회가 이렇게 변모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일부는 국민소득이 일정수준을 넘으면 더 이상 국민소득의 증가가 국민 행복도의 증가를 유발하지 못한다는 이스털린의 역설을 통해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소득 수준이 이미 이 단계에 도달했다는 주장이다. 일부는 이명박 정부의 성과 부진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에 원인을 두기도 한다. 이 주장은 국민들의 성장과 발전에 대한 경제 열망이 결집하면서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켰는데, 이명박 정부의 경제 성적표가 국민들의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함에 따라 반사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두 개의 주장 모두 일부 설득력이 있지만 전체를 아우르기는 부족해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근본적인 원인은 국가 발전과 개인 행복의 괴리 현상이다. 즉, 과거에는 국가가 발전하면서 개인의 소득과 경제 여건이 개선됐고, 이에 따라 많은 국민들에게 국가발전과 개인행복은 동일한 것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가계소득 증가율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이런 등식이 깨어지게 됐다. 나라 경제가 성장해도 나의 소득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게 됐다. 최근에는 국내총생산(GDP)은 플러스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실질가계소득은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면서 양자의 간극은 더욱 확대됐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높은 거시경제 성장률을 달성해도, 무역 1조달러가 얼마나 위대한 성과인지를 설명해도, 시장경제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해도 국민들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소리에 불과하다.
앞으로 한국 경제가 풀어야 할 핵심 이슈는 따로 노는 경제성장과 개별 국민들의 행복을 어떻게 합치시킬 것인가의 이슈이다. 양자의 연결 고리로는 고용경로, 조세 및 재정경로, 복지경로, 교육경로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고용경로는 성장과 소득을 동시에 이끄는 가장 중요한 경로였지만 최근 고용증가세가 미미한 경제성장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 경로가 약화되고 있다. 교육경로는 개별 국민들의 발전을 가져오는 핵심경로였지만 최근에는 교육경로가 오히려 계층간 이동을 고착화시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용과 교육경로가 약해지는 사이 복지경로가 급격하게 강조되고 있다.
복지경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복지경로만으로 양자의 간극을 메울 수는 없으며 또한 지속가능성도 담보하기 어렵다. 교육경로가 다시 계층 간 사다리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고용경로를 통해 성장의 과실이 공정하게 배분될 때만이 양자의 간극을 줄일 수 있다. 복지라는 하나의 기둥에 의존하지 않고, 고용·교육·복지의 삼각축을 확립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강석훈 < 성신여대 교수·경제학 객원논설위원 >
성장과 경쟁력에 대한 열망이 희미해진 빈 공간에는 복지와 공존이라는 용어가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과정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복지를 통해 성장을 달성할 수 있고, 공존을 통해 함께 경쟁력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설명을 곁들인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마치 전혀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새로운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처럼, 어둠 속에서 새로운 한줄기 빛을 찾은 것처럼 빠르게 새로운 오아시스와 빛의 신기루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 사회가 이렇게 변모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일부는 국민소득이 일정수준을 넘으면 더 이상 국민소득의 증가가 국민 행복도의 증가를 유발하지 못한다는 이스털린의 역설을 통해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소득 수준이 이미 이 단계에 도달했다는 주장이다. 일부는 이명박 정부의 성과 부진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에 원인을 두기도 한다. 이 주장은 국민들의 성장과 발전에 대한 경제 열망이 결집하면서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켰는데, 이명박 정부의 경제 성적표가 국민들의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함에 따라 반사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두 개의 주장 모두 일부 설득력이 있지만 전체를 아우르기는 부족해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근본적인 원인은 국가 발전과 개인 행복의 괴리 현상이다. 즉, 과거에는 국가가 발전하면서 개인의 소득과 경제 여건이 개선됐고, 이에 따라 많은 국민들에게 국가발전과 개인행복은 동일한 것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가계소득 증가율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이런 등식이 깨어지게 됐다. 나라 경제가 성장해도 나의 소득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게 됐다. 최근에는 국내총생산(GDP)은 플러스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실질가계소득은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면서 양자의 간극은 더욱 확대됐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높은 거시경제 성장률을 달성해도, 무역 1조달러가 얼마나 위대한 성과인지를 설명해도, 시장경제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해도 국민들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소리에 불과하다.
앞으로 한국 경제가 풀어야 할 핵심 이슈는 따로 노는 경제성장과 개별 국민들의 행복을 어떻게 합치시킬 것인가의 이슈이다. 양자의 연결 고리로는 고용경로, 조세 및 재정경로, 복지경로, 교육경로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고용경로는 성장과 소득을 동시에 이끄는 가장 중요한 경로였지만 최근 고용증가세가 미미한 경제성장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 경로가 약화되고 있다. 교육경로는 개별 국민들의 발전을 가져오는 핵심경로였지만 최근에는 교육경로가 오히려 계층간 이동을 고착화시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용과 교육경로가 약해지는 사이 복지경로가 급격하게 강조되고 있다.
복지경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복지경로만으로 양자의 간극을 메울 수는 없으며 또한 지속가능성도 담보하기 어렵다. 교육경로가 다시 계층 간 사다리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고용경로를 통해 성장의 과실이 공정하게 배분될 때만이 양자의 간극을 줄일 수 있다. 복지라는 하나의 기둥에 의존하지 않고, 고용·교육·복지의 삼각축을 확립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강석훈 < 성신여대 교수·경제학 객원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