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 비켜라" 화학ㆍ철강 소재株의 반격

中 긴축완화 가시화…상품가격 반등 수혜
호남석유·고려아연 등 실적호전 기대 강세

석유화학 비금속 등 국제 상품가격 상승에 힘입어 관련 소재주의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고 있다. 화학 철강 비금속광물 등 관련주들의 주가도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부터 충분히 노출된 유럽 재정위기 이슈가 수그러들면 시장의 관심은 중국의 경기부양책으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렇게 되면 미국 등 선진국의 수요(소매판매)에 의존했던 정보기술(IT)주에 이어 중국 등 신흥국 경기부양책의 직접적 수혜가 기대되는 화학 철강 관련 소재주가 주목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IT 비켜” 소재기업의 반격

지난 주말 유로존 국가의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화학업종지수는 16일 4.92포인트(0.11%) 오른 4570.53을 기록했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지난 2일(4360.96)보다 4.80% 올랐다. 철강금속업종지수와 비금속광물업종지수는 이날 5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강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화학업종에서는 호남석유화학의 반등이 두드러진다. 이 회사는 0.62%(2000원) 상승한 32만6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안상희 대우증권 연구원은 “호남석유화학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100억원대로 전 분기보다 45% 감소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부타디엔(BD)의 가격 반등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며 1분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철강업종에서는 세아제강과 세아베스틸의 강세가 눈에 띈다. 철강소재기업인 세아제강은 이날 4.04% 올랐다. 12일 3.5%, 13일 7.03%에 이어 3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아베스틸도 1.3%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고려아연이 이날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실적개선세가 뚜렷해 전체적으로 강세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재기업 실적 회복 기대

과거에도 IT와 소재기업의 실적과 주가는 따로 가는 속성을 보였다. 화학 철강 등 소재기업들은 지역적 수요를 바탕으로 설비 투자에 의존하는 반면 IT는 선진국, 특히 미국 경기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말 이후 미국 경제의 상대적 선전과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한 달러화 강세는 IT주의 비교우위를 돋보이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중국의 긴축 완화 정책이 가시화되면서 상품가격의 단기 반등이 가능한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어 소재주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IT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30%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점도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 수준)으로 볼때 소재주의 상대우위를 돋보이게 한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화학 철강 분야 소재주들의 실적은 지난해 1분기 정점을 기록한 후 글로벌 경기 위축 등의 영향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세아제강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43억원으로 3분기 176억원보다 38.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4분기에 직전 분기의 부진을 일부 만회했던 풍산은 올 1분기 중국 전기동 수입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턴어라운드’를 자신하고 있다.

대신증권 등은 풍산의 1분기 영업이익은 28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37%가량 늘어난 후 2분기에는 450억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호석유 삼성정밀화학 휴켐스 등도 올해 실적 회복이 가능한 기업으로 꼽힌다.

손성태/유승호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