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뉴캠리' 100만원 인하…그랜저와 200만원 差로 좁혀
한국도요타는 오는 18일 출시하는 ‘뉴 캠리’(사진)의 가격을 2010년형보다 최대 300만원가량 낮췄다. 현대자동차의 그랜저HG 2.4ℓ와의 가격차가 200만원으로 좁혀져 국산차 수요를 흡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도요타는 딜러들에게 뉴캠리의 2500cc 가솔린 모델을 2010년형보다 100만원 저렴한 3390만원, 하이브리드는 300만원 낮은 4200만원으로 최종 통보했다.

뉴캠리는 도요타가 2010년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사태를 겪은 이후 내놓은 야심작이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시장에서 기존 모델보다 평균 2000달러 가량 낮은 가격에 출시됐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작은 국내 시장에서는 기존 모델보다 비슷하거나 100만~200만원 높은 가격에 판매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한·미FTA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한국은 주력시장이 아닌데다 미국에서 들여올 때 운송, 보관 등 수입비용이 포함돼 가격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며 “대신 판매목표를 연 6000대에서 1만대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뉴캠리가 수입차 업계의 가격 경쟁을 촉발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수입차 업계는 뉴캠리를 기준으로 가격 책정에 고심 중이다. 포드코리아는 다음달 출시하는 ‘퓨전 하이브리드’를 뉴캠리 하이브리드와 비슷한 4000만원대 초반에 책정할 계획이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포드가 미국에서 ‘쏘나타’의 대항마로 내놓은 차종”이라며 “포드가 국내 처음 하이브리드를 선보인다는 점을고려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코리아도 하반기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 공장에서 제조한 신형 ‘파사트’로 중형차 경쟁에 가세한다. 폭스바겐은 그동안 유럽에서 생산된 차량을 수입해왔지만 한·미FTA 체결 이후 미국산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미국산은 유럽산보다 차체가 크고 실내가 넓어 국내 소비자에게 적합하다”며 “가격도 최대한 한·미FTA 이후 관세인하 효과를 반영해 기존 모델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캠리의 낮은 가격 책정으로 국산차의 가격 경쟁력이 위협받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국내에서 뉴캠리와 배기량이 같은 모델은 현대차의 ‘그랜저HG 240’, 기아차 ‘K7’, 르노삼성차의 ‘SM7’ 등이 있다. 뉴캠리는 이들 차량보다 200만~300만원가량 가격이 높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단종된 ‘쏘나타’ 2.4ℓ 모델의 부활을 검토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