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중국경제 캐스팅 보트論' 월가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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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증시 중국경제 향방 주목…중진국 함정은 빠지지 않을 듯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작년 11월 이후 글로벌 증시는 유럽 위기에 따른 악재를 미국 경제 회복세로 완충시켜 나가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중국 경제의 역할이 중요하다. 월가에서는 글로벌 증시 앞날과 관련해 ‘중국 경제의 캐스팅 보트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2000년 이후 매년 평균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중국 경제 성장률이 작년 2분기를 계기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겪으로 그동안 안정세를 보여 왔던 물가마저 불안해 같은 해 7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5%까지 급등했다. 이 때문에 중국 경제가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잇달아 제기돼 왔다.
‘중진국 함정’이란 개발도상국이 경제발전 초기에는 순조롭게 성장하다가 어느 순간에 성장이 장기간 정체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1인당 국민소득으로 각국의 지위를 선진국 중진국 후진국으로 분류할 때 중진국이라 함은 4000~10000달러 범위 대에 속한 국가들을 통칭한다.
역사적으로 ‘중진국 함정’에 빠져 경제발전 단계가 다시 후퇴했던 국가들은 의외로 많았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이후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과 같은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전형적인 ‘중진국 함정’에 빠져 ‘종속이론’이 탄생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들 국가는 중진국 함정에 빠져 다시 성장국면에 진입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리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으나 경험국 사례로 볼 때 네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무엇보다 경제개발 초기에 압축성장을 주도하는 경제 각료들의 사고가 경직적으로 바뀐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경제운영체계도 소득이 일정 수준 도달해 임금 상승 등으로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바뀔 때 시장경제 도입 등에 소홀히 한 것도 공통점이다.
산업구조 전환도 선진국의 첨단기술과 인력도입 등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대신 초기 단계에 성장을 주도했던 주력산업만 고집한다. 경제에 대한 통제력이 약화돼 정치적 포퓰리즘이 성행하면서 경제주체들의 분출되는 욕구를 수용한 것도 한편으로 경제주체들의 의욕을 꺾어 놓을 뿐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는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정착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들의 성장경로는 ‘외연적 성장단계’에서 ‘내연적 성장단계’를 거친다. 외연적 성장단계란 사회주의 국가들의 성장초기 단계로, 생산요소의 양적 투입을 통해 성장하는 국면이다. 반면 내연적 성장단계란 생산요소와 경제시스템의 효율성을 제고시켜 성장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현재 중국 경제는 외연적 성장단계에서 내연적 성장단계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특히 ‘루이스 전환점(Lewsian turning point)’ 도달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루이스 전환점이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더 루이스가 제기한 개념으로 개발도상국에서 농촌 잉여 노동력이 고갈되면 임금이 급등해 성장세가 둔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앞으로 중국 경제 성장을 담당할 생산성도 단순히 효율성을 중시하는 ‘스미스언(Smithian) 성장’보다 기술진보, 혁신이 주도하는 ‘프로메스언(Promethean) 성장’으로 이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중국 경제는 앞서가는 미국 등 선진국 경험을 흡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아직까지 중국은 ‘중진국 함정’을 경험한 국가들이 겪는 고질적인 병폐가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경제 각료들은 젊고 변화하는 환경에 빨리 적응해 대책을 내놓은 유연한 사고로 무장돼 있다. 경제운영체계도 다른 사회주의 국가와 달리 시장경제를 적극 도입해 경쟁을 통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도모하고 있다.
산업구조도 선진국의 첨단기술과 인력도입 등에 전향적인 한편 풍부한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선진국 기업과 금융회사를 적극 인수하고 있다. 경제와 사회에 대한 통제도 가능한 한 정경분리의 원칙을 지켜 정치적 포퓰리즘을 차단하고,노조 등 경제주체들의 욕구를 수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특히 해외투자 정책에서 ‘스미스언 성장’에서 ‘프로메스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기술전수와 인적개발 효과가 높은 선진국 기업과의 인수ㆍ합병(M&A)에 적극적이다. 올 들어서는 금융서비스의 선진화를 목표로 자본시장 개방과 위안화 국제화를 서두르고 있다.
예측기관들은 중국 경제가 ‘중진국 함정’에 빠질 가능성은 낮으며 세계 증시 앞날과 관련해 월가에서 급부상 중인 ‘캐스팅 보트론’에 부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올해 가능성이 낮지만 발생하면 커다란 혼란을 초래할 ‘팻 테일 리스크(fat tail risk:예측 불가능한 변동성이 심한 장세)’로 ‘중국 경제 중진국 함정’ 우려가 계속 제기되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2000년 이후 매년 평균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중국 경제 성장률이 작년 2분기를 계기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겪으로 그동안 안정세를 보여 왔던 물가마저 불안해 같은 해 7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5%까지 급등했다. 이 때문에 중국 경제가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잇달아 제기돼 왔다.
‘중진국 함정’이란 개발도상국이 경제발전 초기에는 순조롭게 성장하다가 어느 순간에 성장이 장기간 정체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1인당 국민소득으로 각국의 지위를 선진국 중진국 후진국으로 분류할 때 중진국이라 함은 4000~10000달러 범위 대에 속한 국가들을 통칭한다.
역사적으로 ‘중진국 함정’에 빠져 경제발전 단계가 다시 후퇴했던 국가들은 의외로 많았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이후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과 같은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전형적인 ‘중진국 함정’에 빠져 ‘종속이론’이 탄생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들 국가는 중진국 함정에 빠져 다시 성장국면에 진입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리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으나 경험국 사례로 볼 때 네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무엇보다 경제개발 초기에 압축성장을 주도하는 경제 각료들의 사고가 경직적으로 바뀐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경제운영체계도 소득이 일정 수준 도달해 임금 상승 등으로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바뀔 때 시장경제 도입 등에 소홀히 한 것도 공통점이다.
산업구조 전환도 선진국의 첨단기술과 인력도입 등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대신 초기 단계에 성장을 주도했던 주력산업만 고집한다. 경제에 대한 통제력이 약화돼 정치적 포퓰리즘이 성행하면서 경제주체들의 분출되는 욕구를 수용한 것도 한편으로 경제주체들의 의욕을 꺾어 놓을 뿐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는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정착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들의 성장경로는 ‘외연적 성장단계’에서 ‘내연적 성장단계’를 거친다. 외연적 성장단계란 사회주의 국가들의 성장초기 단계로, 생산요소의 양적 투입을 통해 성장하는 국면이다. 반면 내연적 성장단계란 생산요소와 경제시스템의 효율성을 제고시켜 성장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현재 중국 경제는 외연적 성장단계에서 내연적 성장단계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특히 ‘루이스 전환점(Lewsian turning point)’ 도달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루이스 전환점이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더 루이스가 제기한 개념으로 개발도상국에서 농촌 잉여 노동력이 고갈되면 임금이 급등해 성장세가 둔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앞으로 중국 경제 성장을 담당할 생산성도 단순히 효율성을 중시하는 ‘스미스언(Smithian) 성장’보다 기술진보, 혁신이 주도하는 ‘프로메스언(Promethean) 성장’으로 이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중국 경제는 앞서가는 미국 등 선진국 경험을 흡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아직까지 중국은 ‘중진국 함정’을 경험한 국가들이 겪는 고질적인 병폐가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경제 각료들은 젊고 변화하는 환경에 빨리 적응해 대책을 내놓은 유연한 사고로 무장돼 있다. 경제운영체계도 다른 사회주의 국가와 달리 시장경제를 적극 도입해 경쟁을 통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도모하고 있다.
산업구조도 선진국의 첨단기술과 인력도입 등에 전향적인 한편 풍부한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선진국 기업과 금융회사를 적극 인수하고 있다. 경제와 사회에 대한 통제도 가능한 한 정경분리의 원칙을 지켜 정치적 포퓰리즘을 차단하고,노조 등 경제주체들의 욕구를 수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특히 해외투자 정책에서 ‘스미스언 성장’에서 ‘프로메스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기술전수와 인적개발 효과가 높은 선진국 기업과의 인수ㆍ합병(M&A)에 적극적이다. 올 들어서는 금융서비스의 선진화를 목표로 자본시장 개방과 위안화 국제화를 서두르고 있다.
예측기관들은 중국 경제가 ‘중진국 함정’에 빠질 가능성은 낮으며 세계 증시 앞날과 관련해 월가에서 급부상 중인 ‘캐스팅 보트론’에 부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올해 가능성이 낮지만 발생하면 커다란 혼란을 초래할 ‘팻 테일 리스크(fat tail risk:예측 불가능한 변동성이 심한 장세)’로 ‘중국 경제 중진국 함정’ 우려가 계속 제기되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