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불명' 불임 많다는데…한방치료 어떻게
한의학계에 따르면 임신이 되지 않아 한의원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수많은 불임검사와 불임치료를 거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이미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칠대로 지쳐있는 상태다.

올해로 결혼 4년차를 맞는 김진영씨(33·가명)는 임신이 되지 않아 이미 인공수정을 세번이나 거쳤지만 실패한 케이스다. 김씨는 시험관 아기를 하기 전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의원을 찾았다.

김씨는 자궁근종이 있어 3년 전에 수술을 했다. 그 이후 한쪽 난소가 붓고 물혹과 폴립이 생겨 복강경 수술도 경험했다. 자궁과 난소 이상을 계속 확인하며 치료를 받았고, 산부인과 불임클리닉을 1년 이상 다니면서 배란주사를 맞았지만 임신이 되지 않았다. 김씨는 몸과 마음이 지쳐 포기직전의 상태라고 했다.

진단 결과, 김씨는 맥이 약하고 팽팽하게 긴장된 불규칙한 맥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었다.

또 자궁이 약하고 불안정한 상태였다. 자궁이 냉할 뿐 아니라 순환에도 문제가 있었다. 특히 소화불량과 두통, 손발냉증과 다리 저림을 호소했는데, 전반적인 기력이 떨어져 기혈 순환이 잘 되지 않았다.

박성우 경희보궁한의원 원장은 김씨에게 자궁을 따뜻하게 하고 기능 개선과 다른 장기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탕약을 처방했다. 김씨는 그 이후 두달만에 임신에 성공했다.

최근 임신 연령이 높아지고 30대 이후 출산이 보편화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와 운동부족 등으로 여성의 자궁 환경이 척박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과 같은 자궁질환이 늘고 있다. 발생 연령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20대의 젊은 부부가 임신이 가능한 시기에 노력을 해도 임신 가능성은 20%에 불과하다.

따라서 나이 들어 임신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30세를 넘긴 여성의 경우 임신 능력이 저하되면서 생리불순이나 생리량 감소, 배란장애가 생기고 착상력도 떨어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신을 시도해도 잘 되지 않고 어렵게 임신에 성공해도 착상력이 약해 정상적인 출산이 쉽지 않다.

물론 임신 능력이 다소 떨어졌다고 해서 임신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몸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으면 된다.

박 원장은 “생리 전반기에서 생리일까지는 생리혈을 잘 배출시켜 주고 몸이 붓지 않고 둔화된 순환을 촉진시켜 주면 좋다”며 “배란기에는 자궁을 따뜻하게 해서 배란이 원활하게 하고 자궁내막을 잘 증식시켜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때 남편도 건강한 정자형성을 위해 신장의 기능을 보하는 한약을 복용하면 착상이 잘 될뿐더러 태아의 건강에도 좋다.

박 원장은 “원인이 없는 불임은 그다지 많지 않고 의외로 원인 불명의 불임도 쉽게 치료될 수 있다”면서 “엄마의 자궁과 몸 상태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치료를 받으면 새 생명은 자연스럽게 잉태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박성우 경희보궁한의원 원장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