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불어닥친 ‘정치광풍’이 사그라질까.

금융당국이 코스닥 상장 기업 대현솔고바이오에 이어 6개 정치인테마주를 ‘우선조사 리스트’로 잠정 분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지난해 6월30일 대비 700% 이상 급등한 안철수연구소를 비롯 바른손 EG 비트컴퓨터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 등 총 8개 종목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이들 종목의 단기간 내 주가 급등이 특정 세력의 허위 정보 유포 및 인위적인 시세조종에 따른 것인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소수가 대량 매매ㆍ변동폭 큰 종목 우선 조사

◆8개 종목 어떻게 선정했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 테마주로 꼽히는 대현은 특정 세력이 문 이사장과 회사 대표가 함께 찍은 가짜 사진을 ‘주가 띄우기’에 동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솔고바이오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회사 대표가 오래 전 함께 찍은 사진이 문제가 됐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와 심리부는 실시간으로 의심 종목의 거래량과 주가 변동 거래가 집중되는 시간대 등을 교차조사하면서 20여개 종목을 추려냈다. 금융감독원은 이 중 불공정거래 혐의가 높아보이는 8개 종목을 우선 조사 대상으로 압축했다. 바른손과 비트컴퓨터 EG는 올 들어 소수 계좌를 통해 매매가 집중돼 우선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손은 지난 6일 20개 소수 계좌가 전체 거래량의 30% 이상을 매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컴퓨터와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동생인 박지만 씨가 대주주인 EG도 2일과 3일 소수 계좌를 통해 매매가 집중됐다.

안철수연구소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는 특별한 재료가 없는데도 장중 변동폭이 커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연구소는 작년 12월1일 장중 주가 변동폭이 33.1%에 달했다.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도 지난해 12월15일 하루 변동폭이 각각 24.6%와 23%를 기록했다.

소수가 대량 매매ㆍ변동폭 큰 종목 우선 조사

◆정치인테마주는 시장 혼탁의 주범?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정치 관련 테마주는 코스닥시장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극성을 부렸다. 금융당국이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정치인테마주로 부각되면 상승세에 가속이 붙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새해 들어 6일(5거래일)까지 코스닥시장의 총 거래대금은 16조7987억원. 안철수연구소 EG 아가방컴퍼니 등 세 종목의 거래대금은 3조3925억원으로 전체의 20.2%를 차지했다.

지난해 증시에서 손바뀜이 가장 빈번했던 종목도 정치인테마주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주식 회전율 상위 종목은 6502%를 기록한 솔고바이오를 비롯해 아가방컴퍼니(5736.6%) 보령메디앙스(4809.8%) 클루넷(4519.6%) 등이었다.

◆어떻게 조사하나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 정치인테마주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금감원은 대현 대표이사와 문 이사장의 가짜 사진을 유포한 개인투자자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유언비어 유포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다른 종목에 대해서도 조만간 조사에 착수, 미공개 정보를 유포하거나 시세조종 혐의가 있는 투자자 등에 대해서는 대면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또 해당 종목 거래대금 내역 등 자금을 추적하고 소수 계좌를 통한 거래 집중 종목은 입·출금 내역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