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및 외국계 증권사의 투자은행(IB) 부문 헤드가 줄줄이 퇴출되는 등 IB업계에 ‘칼바람’이 일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HMC투자증권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이 IB 부문 최고 책임자를 교체했다. HMC투자증권은 2010년부터 IB 파트를 이끌어 온 신구식 전무를 내보내고 조직을 IB 1, 2본부 체제로 바꿨다. 최근 승진한 김흥제 부사장이 IB 2본부장을 맡았다. 현재 공석인 IB1본부장 자리는 금융 분야에 경험이 많은 인물로 섭외 중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증권도 IB 사업부를 재편하면서 이구범 사장과 김용희 상무를 교체했다. 이 사장과 김 상무 모두 해당 증권사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란 점에서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사장은 미래에셋증권의 투자금융사업부를 12년째 이끌어 오다가 이번에 계열사인 부동산114 사장으로 옮겼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부 출신인 나병윤 전무를 투자금융 부문 대표로 선임했다. 현대증권은 김택중 안진딜로이트 파트너를 영입했다.

이들 증권사는 IB 부문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 만큼 책임자를 바꿔 변화를 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1~2년 동안 IB 핵심 인력들이 빠져나갔다.

현대증권은 회사 덩치에 비해 IB 부문의 경쟁력이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의 눈높이에 HMC투자증권 IB 부문이 크게 못 미쳤다는 지적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IB 책임자도 교체되고 있다. 모간스탠리코리아의 IB 부문 총괄 류재욱 전무가 최근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내 증권사 IB 대표는 “IB 실적이 지난해 대체로 좋지 않았기 때문에 칼바람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재광/김석 기자 ahnjk@hankyung.com